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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여자를 너무나 몰랐다(2)
소피스트05-04 14:50 | HIT :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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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정인의 아버지는 40년간 몸 담았던 공직에서 퇴직한 후 퇴직금을 투자해 Bar를 하려고 가게를 알아보려 다녔다. 그 때 내가 정인이한테 알고 있던 희정을 소개해 주었다. 희정은 다른 곳 보다 훨씬 임대료를 싸게 받겠다고 했다.
“정말 그래도 괜찮은 거야?”
“괜찮아요. 어려운 세상인데 서로서로 돕고 살아야죠. 그건 그렇고 장사 잘 됐으면 좋겠네요.”
나는 그 때 희정이 정말 착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착각도 이만 저만한 착각이 아니었다. 그 때의 일이 지금 완전히 나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호타루에 도착한 나는 희정이 혼자서 식사를 하고 있다는 룸으로 쳐들어 갔다. 희정은 혼자서 참치회를 음미하며 먹고 있었다. 서른 다섯이 넘었는데도 그녀는 너무나 이뻤다. 하지만 그 이쁜 얼굴을 보니 오히려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바라는 게 뭐야? 이러는 이유가 뭐냐고?”
“그렇게 화내지 말고 왔으면 이리 와서 앉아요.”
나는 마뜩찮았지만 할 수 없이 그녀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다.
“좀 드셔 보세요. 이거 정말 맜있는데.”
“됐어.”
“비싼 건데.....”
“도대체 어쩔 작정인 거야?”
“뭐, 말한 대로에요. 저랑 결혼해 주면 정인씨 아버지는 용서해 드릴게요.”
“용서? 정인이 아버님이 너한테 뭘 잘못했다고 니가 용서를 한다는 거야?”
“저도 이만하면 정말 많이 봐 드린 거라고요. 임대료도 다른 데 보다 훨씬 싸게 해 줬고 10개월 동안 임대료 한 푼 못 받았어도 지금까지 그냥 참고 있었다고요. 이젠 더는 못 봐 준다고요. 제가 무슨 자선 사업가인 줄 알아요?”
“지금 다들 코로나 때문에 힘들잖아? 니가 조금만 더 이해해 주면 안 돼?”
“왜 다들 건물주한테만 희생을 강요하는데요? 전 그렇게 못해요. 그 사람들 장사 잘 될 때 전 임대료 올려 달라고 한 적 한 번도 없다고요. 근데 왜 이제 와서 장사가 안 되니까 저한테 이해를 해 달라고 하는데요. 안 그래도 처음부터 다른 데보다 싸게 해 줬는데.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할 말이 없었다. 확실히 희정의 말대로였다. 2년 전 정인의 아버지가 Bar를 열었을 때 손님들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세상 일이란 건 참으로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었다.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앞으로도 계속 장사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던 1년 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염병인 코로나가 지구를 삼켜버렸다. 그 일로  Bar는 결국 1년 동안 거의 문을 열 수 없었고 심한 타격을 받아 정인의 아버지는 결국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정인씨 아버지를 살리고 싶으면 저랑 결혼해 주세요. 그럼 지금까지 정인씨 아버지가 저한테 진 빚은 없는 걸로 해 줄테니까.”
“도대체 나랑 그렇게 결혼하려는 이유가 뭐야? 난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잖아?”
“저도 수민씨 사랑하지 않아요. 요즘 세상에 누가 사랑해서 결혼을 해요?”
“그럼 대체 이유가 뭔데?”
“수민씨 서울 시장 선거에 출마하잖아요? 서울 시장에 당선되면 차기 대선도 노려볼 만하니까 전 영부인이 될 수 있겠죠.”
“그게 이유야?”
“그럼요. 전직 AV 배우보단 영부인이 훨씬 기품 있잖아요.”
더 듣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가려고요?”
“너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지 않아.”
“그거 유감이네요. 앞으로 계속 같이 있어야 할 텐데.”
“뭐라고?”
“아무튼 기한은 일주일 줄게요. 그때까지 제 프로포즈에 아무런 대답이 없으면 정말 정인씨 아버지를 고소할 테니까 그런 줄 아세요.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랄게요.”
나는 너무나 화가 나서 문을 확 열어 젖히고 룸을 나왔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심란했다. 저런 여자랑 결혼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정인의 아버지를 구해 낼 수 있는 방법은 그녀랑 결혼하는 것 외에는 달리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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