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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기엔 아름다운 날(14)
소피스트04-30 08:51 | HIT : 100
14

상훈이 유선한테 이별을 통보한 후에도 유선은 가족한테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아 그 일은 조용하게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속일 수는 없어서 결국 가족들은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이야기는 상훈의 아버지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상훈은 출판 담당자와 새로 출판할 소설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7시가 좀 넘어 있었는데 여느 때와 달리 아버지가 일찍 집에 들어와 계셨다.
“이제 오는 거니? 아버지 안방에 계시니까 들어가 봐라.”
상훈의 어머니가 말했다.
상훈은 뭔가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상훈은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방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얼굴은 엄청 굳어 있었다.
“앉아라.”
상훈은 아버지 앞에 앉았다.
“도대체 어쩌자는 거냐?”
“예?”
“유선이한테 너하고는 결혼 할 수가 없다고 했다며? 니가 지금 제 정신이야? 그 아가씨한텐 지금 누구보다 니 도움이 필요한데. 이제와서 파혼이라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상훈은 결국 올 게 오고 말았다는 것을 알았다. 하긴 언젠간 당연히 아버지가 알게 될 일이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유선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은수니까요.”
“사랑? 그래서 살인자의 딸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여자를 울려? 그게 니가 말하는 사랑이냐?”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요. 죄는 은수 아버지가 지은 거지 은수가 지은 게 아니잖아요?”
“나가라.”
“......”
“죽어도 그 아이랑 결혼하겠다면 나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살인자의 딸은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아버지.”
“나가라고 했잖아?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런 여자를 울려? 그 아가씨는 제자를 구하려다 두 다리를 잃은 사람이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런 사람을 울리다니 니가 사람이야? 난 너 같은 자식은 둔 적 없다. 그러니까 나가.”
상훈은 아버지의 마음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았고 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는 말없이 집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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