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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여자를 너무나 몰랐다(3)
소피스트05-07 16:27 | HIT : 198


 희정을 처음 알게 된 건 5년 전이었다. 정치를 하고 있던 나는 그 때 시짐을 한 권 냈고 출판 기념회를 열었는데 그 행사에 희정은 내 사인을 받기 위해 참석했다.
“팬이에요.”
“고마워요.”
그렇게 희정이 건네준 책에 사인을 해 주었고 지나가는 우연처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한 달 후 나는 차를 타고 출근을 하다가 접촉 사고를 당했고 그 사고를 낸 사람이 놀랍게도 희정이었다. 차에서 내린 희정은 정말로 죄송하다며 허리를 90도까지 숙이며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서 종이에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건네주었다. 차를 수리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희정한테 연락을 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희정과 만나는 횟수가 잦아졌다. 그리고 만날수록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희정과 더욱 가까워지게 되었다.
하루는 희정과 같이 저녁을 하게 됐다. 그 때 나는 이미 결혼을 전제로 정인과 사귀고 있었다.
“수민씨는 참 좋은 사람 같아요.”
“예?”
“말 놓으세요. 저 번에 말 놓기로 했잖아요? 제가 한참 어린데.”
“그럼... 그럴게.”
그 때 한 남자가 희정이한테 오더니 소라씨 아니나며 싸인을 해 달라고 했다. 희정은 싸인을 해 주었고 싸인을 받은 남자는 자리를 떠났다. 나는 눈 앞에서 벌어진 일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싸인을 해 달라고 할 정도면 유명한 사람인 게 틀림없는데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유명한 사람인가 봐? 사람들이 싸인을 다 해 달라고 하고.”
“그렇게 유명하지 않아요. 일본에서 10년 동안 AV배우로 활동했어요. 소라는 예명이에요. 자랑은 아니지만 그래서 팬이 조금 있어요.”
나는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가 그녀를 모르고 있었다는 게 이해가 됐다. 그런 저질 영화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나이도 들고 해서 1년 전에 은퇴하고 한국으로 왔어요. 지금은 그 때 번 돈으로 산 건물에서 받는 임대료로 생활하고 있어요.”
우리는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헤어질 때 희정은 부탁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하라고 했다.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건데?”
“수민씨는 좋은 사람 같아 보이니까요. 수민씨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줄게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정인의 아버지가 Bar를 열려고 가게를 알아보러 다닐 때 희정이한테 연락한 것이었는데......그 일이 지금 결국 내 발등을 찍는 일이 되고 말았다.

일주일 후 다시 희정을 만났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나는 그녀한테 결혼하겠다고 했다. 정인의 아버지를 감옥으로 보낼 수는 없었다.
“그럼 우리 이제 결혼 반지 사러 가요.”
정말 희정이랑 조금도 같이 있고 싶지 않았지만 뭐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어서 그녀랑 같이 금은방으로 가려고 커피숍을 나왔다. 그리고 길을 걷던 도중 갑자기 퍼뜩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저기 말이야, 너 혹시 5년 전에 그 차 사고도 일부러 낸 거 아니야?”
“그걸 이제야 알았어요? 그 땐 정말 방법이 없었다고요. 사무실로 찾아가도 들어보내 주질 않았으니까.”
뭐 이런 여자가 있나 싶어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렇게 화가 치밀어 오르는 데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우린 금은방으로 들어갔다. 금은방 주인은 희정을 알아봤다.
“소라씨 아니에요? 싸인 좀 해 줄래요.”
5년 동안 이런 일은 심심치 않게 있어 왔다. 그리고 나는 그런 저질 영화를 보는 한심한 남자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우린 결혼 반지를 사고 나왔다.
“수민씨는 이제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제가 수민씨가 시장 될 수 있게 팍팍 지원해 줄게요. 저 다른 건 몰라도 돈은 많아요. 일본에서 AV배우 하면서 악착같이 모았거든요. 정치할려면 돈이 있어야죠.”
“날 위한 게 아니라 널 위한 거 아니야? 영부인이 되고 싶다며?”
“궁극적인 목적은 그거죠. 전직 AV배우보단 영부인이 훨씬 듣기 좋잖아요? 품위도 있어 보이고.”
“또 어디 가야 될 데 있어?”
“아니요.”
“그럼 난 그만 가 볼게.”
난 정말 더는 희정이랑 조금도 같이 있고 싶지 않아 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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