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문학관
작품올리기 라이브러리 명예의전당 정보마당 대화의장

    

   
 









작품올리기 > 소설

가장 비현실적인 선물 #에필로그 -끝
나라면+104-14 10:01 | HIT : 119
꿈에서 깨는 순간, 여전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반사적으로 손으로 얼굴을 비벼보았지만, 어디 하나 유리 조각같은 게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깨어난 곳이 집이 아니란 걸 알았다. 하얀 침대 시트로 보아, 모텔이나 비즈니스 호텔 같은 곳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이불을 잡았을 때, 침대에 나만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발가벗은 채 막 잠에서 깬 여자애가 있었다. 기꺼해야 20대 중반을 넘지 않았을, 꽤 미인이었고,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몸매 또한 제법 관리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할 만큼  훌륭했다. 하지만 전혀 그녀를 만난 기억이 없었다. 여전히 꿈 속인가? 하고 의심이 들 무렵, 그녀가 눈을 비비면서 내게 말했다.
"동수 오빠 일어났어?  지금 몇 시지?"
"미안한데, 난 당신이 전혀 기억나지 않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그런 건 신경 안써도 돼. 우리는 자신의 행위를 책임질 수 있는 성인인데, 뭐가 문제라도 되나?  아침에 발가벗고 한 침대에 있었으면 뻔한거지."
그녀는 내 의아함 따위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말을 내뱉고는 선반 위의 휴대폰을 집어서 바라봄과 동시에 이불을 걷어차듯이 벌떡 일어났다.
"늦었다. 오늘 까다로운 교수 강의가 있단 말이야. 5분 이상 늦으면 무조건 결석에 두 번 무단 결석하면 무조건 낙제거든" 소리치듯 말하면서 급하게 샤워실로 들어갔다. 나는 샤워실에 나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이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된걸까?,  하고 한참을 생각해 보았지만, 어떤 실마리가 될만한 기억이 나질 않았다. 심지어 어제 술조차 마신 기억도 없었다. 그녀는 샤워실에서 나온 뒤, 여전히 발가벗은채로 분주하게 왔다 갔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제대로 이곳을 나갈 모양새로 세팅이 완료되었다. 화장을 한 탓인지, 연예인 못지 않은 미모를 가진 아이였다.
"오빠, 비록 알바로 클럽에 나가긴 하지만, 나 정말 비싼애야. 웬만하면 나랑 연애하기 힘들어.  뭐 그렇다고 오빠랑 있었던 거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근데, 정말 난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데. 더구나 난 유부남이고, 이렇게 원나이트를 즐기는 족속은 아니라서."
뭔지 모르지만 억울한 심정마저 드는 기분이었다.
"알아, 오빠. 지금 이혼 신청 중이고. 여전히 아내를 못잊는 순진한 아저씨라는거. 그래 오빠, 아내를 찾는다면서?"
도대체 그녀는 뭘까?  내가 술에 취해, 시시콜콜한 얘기라도 했단 말인가?
"오빠, 내가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뭐라고 얘기해 줄 수 없어. 이 명함받고 다시 이 클럽으로 와. 어치피 클럽 사장이 오빠에게 할 얘기도 있다고 했고. 근데 이 클럽 굉장히 비싼 곳이야. 돈만 있다고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철저하게 예약 손님만 받아. 소수 인원만. 여하튼 와서 이 명함 보여주면 들여보내는 줄거야. 내 명함이니깐. 아아, 너무 늦었어. 이제 가야돼. 오늘 늦으면 내년에 또 수강해야된다고. 차라리 지옥에 가는 게 나아."
내가 뭐라고 대꾸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부리나케 나가버렸다. 그녀에게선 받은 핑크색 명함에 더맥클럽이라고 적혀 있었다. 뒷면에는 약도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 집중해야된다. 모든 길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목록보기

번호 제 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1684 두번째 방문     신외숙 2020·04·25 121
가장 비현실적인 선물 #에필로그 -끝     나라면+1 2020·04·14 119
1682 가장 비현실적인 선물 #3     나라면+1 2020·04·14 113
1681 가장 비현실적인 선물 #2     나라면+1 2020·04·06 92
1680 가장 비현실적인 선물 #1     나라면+1 2020·03·29 94
1679 (단편) 로즈호텔 613호 (끝)     mount 2020·01·27 119
1678 (단편)로스호텔 613호 2     mount 2020·01·27 114
1677 (단편)로즈호텔 613호 1     mount 2020·01·27 130
1676 (단편) 춘천에서     신외숙 2019·09·11 260
1675 (단편소설)손뼉 소리3(끝)     mount 2019·08·25 182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3][4][5][6][7][8][9][10]..[169]   [다음 10개]

   
 
스토리 문학관 | 운영진 소개 | 이용안내 | 사이트맵
사업상담:storynim@naver.com / 이용문의:storynim@naver.com
Copyright 2004 storye.net All rights reserved. | Since 2000.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