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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로스호텔 613호 2
mount ( HOMEPAGE )01-27 19:48 | HIT : 104
그녀는 그 이상 대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피해서 화장실 쪽으로 달려갔다. 그는 피식 웃고 입구 바구니에 있는 사탕 두 알을 집어가지고 와서 그녀의 책 위에 놓았다. 그녀는 강의가 시작 한 후에 들어와서 아무 일이 없다는 듯 그의 책 위 놓여있는 사탕을 하나 손에 들고 다른 하나는 그녀 옆에 앉은 그녀의 친구에게 건네주었다. 이어지는 강의는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에 처해있는 중고등학생들의 심리적인 변화와 그 변화를 잘 이기지 못해서 발생하는 심리적인 압박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또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 처해있는 학생들이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발생한 한 사건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강의가 끝나고 다시 방 배치표를 게시했는데 그는 613호를 혼자 쓰도록 했고 그녀는 514호에 다른 선생님과 사용하도록 되었다. 새 배치표를 보면서 농담 삼아 얼마나 아쉬운지를 묻기도 했지만 그는 정말 아쉽다는 말로 웃어넘겼다. 강의가 끝난 시간은 7시가 넘은 후였고 그제야 자신들이 머물 방에 가방을 넣을 수 있었다. 가방을 넣고 정리한 후 다시 밥 먹으러 내려왔을 때 그가 속해있는 지역의 남자 선생님들이 뭉치자는 말을 전해왔다. 그는 한 잔 하고 싶은 자신의 마음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면서 대연회장에 입장했다. 보통 자신들이 속해있는 지역의 교사들끼리 원탁으로 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일단 자리에 앉고 정돈이 되자 교육을 담당하는 ‘맑은 청소년 꿈 센터 장’의 건배제의가 있었고 그들은 맥주나 음료수로 채워진 잔을 높이 들어 부딪고 ‘폭력 없는 학교를 위하여’를 외치면서 잔을 부딪고 그들의 식사를 시작하였다. 뷔페식 식사를 하는 동안 어둠이 대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커피 한 잔으로 식사를 마무리하고 엘리베이터에 타려하는데 그의 휴대폰에서 진동이 감지되었다. 화면에는 한 잔 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8시 30분에 로비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고 앞으로의 알림은 그들의 전용강의실 입구의 알림용 화이트보드를 활용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전해왔다. 그는 혼자서 객실을 이용하게 되어서 좋았으나 조금은 외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양치질을 하고 있는데 그의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주당클럽에서 부르는 것이라 생각하고 웃으면서 로비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는 5층에서 멈춰 섰고 한 무리의 여교사들이 그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그는 그의 목에 걸려있는 명찰을 확인하고 함께 미소를 지으면서 명찰을 빼서 왼쪽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로비에 내려오니 그가 속해있는 지역의 총무가 주당클럽 모임이 취소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휴대전화를 확인하면서 문자를 확인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탈 때 또 다른 문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확인을 했다.

「호텔 커피숍으로 오세요」      
  
  그는 모르는 전화번호였지만 딱히 할 일이 없어 커피숍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한 무리의 여교사들과 노부부의 모습을 빼고는 그를 기다릴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뒤 돌아 나가려 하는데 여교사 무리에서 손을 들어 그를 오라고 한다. 사실 그는 그들과 함께 해야 할 이유가 없었지만 오는데 가야할 이유도 없음을 알고 그들이 권하는 자리에 앉았다. 그는 순간적으로 점심을 먹을 때 그가 함께 식사를 했던 보랏빛 명찰 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커피 잔이 놓여졌다. 그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커피였는데 강하게 다가온 맛이 약간 거슬렸지만 커피 맛은 좋았다. 그들은 눈짓을 하더니 그와 함께 보랏빛 명찰은 두 명만 남았다. 연수기간 내내 호텔에서 반드시 명찰을 패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보랏빛 명찰을 목걸이처럼 목에 걸고 있었다. 긴 생머리를 한 ‘고수미’선생이 먼저 입을 열었다.
  
“놀라셨지요? 사실 아주 우연히 선생님과 보라 샘이 한 방을 써야 한다는 것을 보면서 웃었지요. 그러면서 농담 삼아 부럽다는 말을 했고요. 물론 주관하는 분들의 실수이지만 꼭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나요?”    
“아, 예. 저는 어리둥절했을 뿐이에요.”  
“처음에는 웃다가 우리 샘들 중에서 한 분이 농담처럼 말했지요. 선생님에 대해서 좀 알아보라고요. 선생님 명찰에 학교이름이 있으니 스마트폰을 통해서 검색을 해 보았는데 싱글이더군요.”  
“아니, 어떻게 그런 일을요?”  
“우선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요. 우리 여 선생님들이 호기심이 많아요. 장난삼아 검색을 해 보았는데 다행인지 몰라도 선생님 그 나이에 혼자 사시더라고요. 선생님 블러그를 돌아보면서 알게 되었지요. 학교 홈페이지에 선생님의 블러그가 링크되어있더라고요󰡓  ”벌써 그렇게 까지나요?“  
“기분 나쁘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들이 드리는 말씀 끝까지 듣고 생각해 보세요.”  
“보라 샘도 싱글이에요”  
“그게 지금 저에게 무슨 상관이 있나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어요.“   “
“저는 결혼을 한 적이 있어요. 아들 하나 있는데 지금 군 복무중이고요.”  
“아, 그런 얘기는 저희들에게 말씀하실 필요 없어요. 밖에 나가 보세요. 붉은 색 자동차가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을 거 에요.”  

그들은 그를 커피숍에서 떠밀어내었다. 무엇에겐가 홀린 듯 호텔 문을 나서니 정말 붉은 색 자동차 한 대가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창문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김보라 선생이 웃으면서 그에게 타라는 손짓을 한다. 그는 순간적으로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래도 운전수 옆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녀도 역시 앞만 보면서 운전하고 있었다. 네비게이션의 최종 목적지를 보니 호미곶이었다. 그는 적잖게 놀랐지만 그의 얼굴에 어떤 모습도 보이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궁금증이 가득했지만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고 자동차는 어둠을 뚫고 동해로 향하고 있었다. 도착예정시간이 8시였는데 어둠은 차가운 겨울을 담고 더 강렬한 추위를 담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그녀에 대한 항의였다. 물론 그가 그 자동차를 타서 문제가 되거나 손해가 날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자동차를 타라고 한 것과 커피숍에서 보랏빛 명찰들의 반란은 그의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자동차가 멈춰 서자 그는 기계처럼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운전석에 앉았던 그녀도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지만 그의 몸은 그리 차갑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광장 끝부분에 포장마차가 몇 개 있었고 불빛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고 그녀도 함께 들어왔다. 그는 눈빛으로 내부를 돌아보았는데 그녀가 재빨리 소주한 병과 과메기를 시킨다. 사실 과메기를 먹어 본 적이 없는 그는 미간을 찡그렸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는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이곳이 제 고향은 아니지만 아버지께서 과메기를 만들고 팔아서 저를 대학 보내주셨지요. 어려서부터 많이 먹었는데 오늘 갑자기 과메기 먹고 싶었어요. 제 고향은 이곳에서 얼마 안 가도 만날 수 있는 구룡포에요. 아, 과메기가 나왔군요. 제가 먹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배추위에 초장을 찍은 과메기와 마늘을 넣고 먹으면 되어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처음에 비린내가 날지 모르지만 마음먹기에 달려있지요.”  
  
  그녀는 묻지도 않은 말을 하면서 그의 잔에 소주를 붓고 그녀의 잔을 그에게 내밀었다. 그는 그녀의 잔에 소주를 반쯤 부어주었고 그녀는 웃으면서 ‘과메기를 위하여’를 외치면서 한 잔 마셨다. 목안에 내려가는 소주가 시원하더니 가슴은 뜨거워졌다. 갑자기 그녀의 휴대전화에 진동이 일었다. 그녀는 그에게 문자를 보여주었다.

「좋은 시간 만들어라」  

그녀의 친구라고 했다. 그는 다시 전화기를 건네주면서 그의 빈 잔을 채웠다. 포장마차 안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무르익어갔고 그들은 아껴두었던 언어를 토해내었다.

“제 친구들 참 무서워요. 벌써 선생님에 대한 검색을 다했어요.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선생님이 학생부장이고 솔로라는 것 까지 알아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사진작가로도 활동한다는 것 까지요. 우선 사과드릴게요. 사실 이러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제 친구들 참 못 말리는 아이들이에요. 궁금하면 즉시 알아보는 친구들이에요. 샘은 교육청 단위로 버스를 타고 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저는 자동차를 가지고 왔어요.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당장 고향집에 갈 수 있어요. 하지만 부모님 죄송해서 가지 못해요.”  
“부모님께 잘못한 일이 있나요?”  
“제 생각을 할 때는 잘못 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사회적인 잣대로는 그럴지도 몰라요. 40이 넘었는데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혼자서 키운다고 생각해 보세요.”  
“....”󰡓  
“아마 깜짝 놀랐을 거 에요. 누구에게나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제 아들이 지금 군에 갔어요. 선생님 아들도 군 복무중이라는 얘기 친구를 통해서 들었어요. 인터넷이 참 나쁜 것 같아요. 사생활 부분까지 십 분이 안 걸려 알아낼 수 있으니 말이지요. 대학에 다닐 때 늦게 집으로 돌아오다가 나쁜 놈들을 만나서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일을 당했고 그 일로 인해서 임신하고 말았어요. 2학년 말에 있었던 일인데 한 학기 휴학을 하고 아이를 낳았어요. 선생님 저는 사십 대 초반인데 벌써 아들은 군 복무중이에요. 친구들은 제 아들이 벌써 많이 컸다고 부러워해요. 저는 친구에게 부러워 할 것을 부러워하라고 말하곤 하지요. 그 때 임신을 했으니 병원에서 수술을 할까 생각도 해 보았지요. 아니더라고요. 저는 후회를 하지 않아요.  제 휴대전화에 있는 이 녀석이 제 아들이에요. 제가 바보스러웠는지 아니면 생명에 대한 애착이 강했는지 부모님께 알리고 아이를 낳았어요.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제 강한 생각이 저를 견디도록 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사실 아들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몰라요.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알 수도 없었어요. 아이를 어머니께 맡기고 죽어라 공부했어요. 그래서 교사의 길을 가게 되었어요. 저는 당당하게 제 자신의 일을 밝혀요. 물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오늘 왜 제가 이 말을 선생님께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친구들이 알아낸 사실처럼 저는 총각이 아니에요. 저는 결혼을 했고 이혼을 했어요. 처음부터 인연이 아니었지요. 길을 가다가 우연히 부딪힌 것이 연인사이로 변했는데 처음에 그녀를 보는 순간에 저는 ‘이 여자다’라고 생각하고 돌진했지요. 사실 그녀에겐 많은 남자친구들이 있었어요. 결혼을 하는 데는 제 아버지의 재산이 한 몫을 했지요. 아버지께서 사업을 하셨는데 꽤 잘 나갔지요. 바로 그 때 그녀를 만났고 그 여자는 우리 집의 경제적인 여건을 알면서 저에게 다가왔지요. 저는 그것이 저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결혼을 한지 2년 쯤 되었을 때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어졌고 빚더미 속에 내려앉게 되자 그 여자는 제 가정을 떠났어요.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자신이 낳은 아이도 거들떠보지 않고  집을 나간 거 에요. 나중에 들리는 소리로는 다른 남자를 만나서 같이 살고 있다고 하네요. 저는 그 여자에게 참 미안했어요. 제 월급까지 차압을 당하는 일이 있었으니 말이지요. 그 여자를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합의이혼을 했어요. 아들은 어렸을 때는 제 어머니께서 양육시켜주셨고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함께 살았어요. 지금은 군 복무중이지요󰡓
“호호. 동병상련(同病相憐)이네요.”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제가 왜 이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아요?”  
“학생들의 폭력을 없애기 위해서요?”  
“천만에요. 저 하나 폭력상담교사가 된다고 학생폭력이 없어지는 것 아니에요. 사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 왕따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물론 대학시절 이었어요. 제가 임신을 한 것이 알려져 왕따를 당했지요. 저를 헤픈 여자로 만들었고 남자애들은 저를 어떻게 해 보려고 했어요. 저는 이를 악물고 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노력했지요. 왕따를 당하기도 했고 언어폭행을 수 없이 당하고 실제적으로 얻어맞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들을 고발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되면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일 년쯤 지났을 때 제 본심을 이해하고 손을 내밀어 준 친구들이 바로 문자를 보낸 이 친구에요. 그 친구는 저를 가장 잘 이해해요. 같이 임용되어 지금까지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이번에 합류하게 된 것도 그 친구의 권유에 의해서였어요. 제가 당했던 아픔을 우리의 아이들이 겪고 있어요. 지금 아주 많은 학생들이요. 제가 그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겠어요. 하지만 확신해요. 제가 무지해서 아이들에게 전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이번 과정의 연수를 통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거 에요. 저는 그럴 수 있으리라 믿어요.”    
“하하.”  
“왜 웃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어요. 아니 일진회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지요. 제가 덩치가 크다보니 지역 폭력배들이 저를 찍었고 저는 제 생각과는 관계없이 그들의 일원이 되어야만 했어요. 고등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제가 영웅이었어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아이들을 도와주었거든요. 학교에서도 선생님들께 나쁜 학생이 아니었어요. 선생님 말씀을 잘 들었고 공부도 중간은 되었거든요.”  
“호호호. 근데 어떤 일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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