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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촌형
이 재 광02-28 06:33 | HIT : 1,218
외사촌 형  

                                                                                                               글/이재광


늦가을 추수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온몸이 땀이 범벅이 되어 바빠서 어쩔 줄 모르는 외사촌 형을 보면서 옛날 노총각으로 지내던 시절 생각이 떠올라 글로서 몇 자 적어봅니다.

평범하게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착하고 소박한 외사촌 형이 있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포크레인 기사로 일하다가 외삼촌의 농사일이 너무 많고 연세가 많아 농사일을 할 수 없어 외사촌 형은 중장비 기사를 그만 두고 아버지 뜻에 따라 농사를 짓기 위해 젊은 나이에 농촌으로 들어가 농사를 지었다. 한해! 한해! 나이가 들어갈수록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고 자꾸 나이만 들어갔다. 어느새 세월이 흐르고 노총각이란 호칭이 붙었다. 순수한 외모에 차분한 성격, 섬세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내가 보기에는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참으로 믿음직한 농촌 노총각이었다.

친지나 동네 분들은 노총각 외사촌 형을 장가보내기 위해 합동작전을 펴다시피 여러 방법으로 게릴라 작전을 펼쳤지만, 모든 일이 뜻대로 안되고 농촌을 좋아하는 여자가 없어서 인지, 결혼을 하지 못했다. 어느 날 노총각 외사촌 형을 만나기 위해 외갓집으로 찾아가 술을 한잔하면서 컴퓨터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결혼 알선하는 중매 코너가 있으니 거기에 들어가 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밑져봐야 본전이니 한번 신청을 해 볼 것을 권유했다. 노총각 외사촌 형은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인터넷에 들어가 이 여자 저 여자 대화 방에 노크를 했다. 대화 창에 나오는 여자 분들께 사실 그대로 농사짓는 노총각이 라고 솔직하고 거짓 없이 대화를 나누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노총각 외사촌 형은 매일같이 일이 없으면 컴퓨터에 사정이라도 하듯이 매일같이 매달렸다.

어느 날 나에게 전화해서 하는 말이 어느 여자 분과 이메일을 주고받게 되었다고 자랑하였다. 난 속으로 이제 노총각 신세를 면하나 하는 생각으로 외갓집으로가 누구냐고 물어보니 외사촌형의 닉네임은 "농촌"이었고 여자는 "봉사활동" 이었다.
그럼 내가 들어가 진짜인지 아니면 장난인지 확인도 할 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하니 외사촌 형은 해보라고 하여 닉네임 “봉사활동” 분과 대화를 하면서 외사촌 형이 쓸쓸하며 외롭다고 하면서 외사촌 형에 대한 좋은 말만하고 앞으로 형수님으로 모셨으면 좋게 다고 하였더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고 하는 말에 나는 너무도 기뻤다. 내가 보기에 여자 분은 착하고 교양이 있고 검소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지고 있는 듯 하고 농촌에 대하여 너무도 많이 알고 이해를 하고 있는 듯 하였다.

두 사이에는 어느새 이메일이 생활의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같이 많게는 대여섯 번 적게는 두세 번씩 두 사람의 메일이 늘어갈수록 사랑을 피워갔다. 외사촌 형은 그 여자 분이 보내준 사진을 보며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연분홍 빛 사랑이 싹틈을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무척 가까워졌을 때, 외사촌 형은 자신의 뜨거운 마음을 담아 프러포즈하기로 하고 날짜를 잡고 외사촌 형과 나는 서울로 향했고 그 여자 분을 만나기 위해 영등포 어느 커피숍을 물어물어  찾아가서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그 동안의 근황을 묻고는 서로가 얼굴만 쳐다보고 잠시 조용해진다. 순진하고 착한 외사촌 형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싱글싱글 웃기만 하고 여자 분은 난처한지 나만 쳐다보니 나도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할 수없이 외사촌 형 허벅지를 꼬집으며 프러포즈를 하라고 눈치를 주고 자리에서 일어나 옆자리에 앉아 딴전을 피우는 척 하면서 유심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자세 그대로 이었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외사촌 형은 그 여자 분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외사촌 형은 가까워지려고 하면 할수록 여자는 점점 멀어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유리창에 낀  성에처럼 입김을 불어넣어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고자 하면, 그 여자 분은 자꾸만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무슨 이유인지 두 분은 다음을 기약하면서 해어졌다.
외사촌 형은 사랑을 고백하기 전에는 하루에 여섯 통씩 오가던 메일이, 사랑을 고백하고 나서는 서로연락이 뜸하고 연락을 하면 일 주일을 기다려야  답이 오곤 했다. 그마져도 글이 조금씩 줄어들고 억지로 보내는 것 같았다. 외사촌 형은 너무 실망 이 컸다. 후회도 해보고 차라리 만나지 말걸, 이메일로 서로의 안부만을 물어보고 서로의 마음으로 간직할 걸, 후회하는 외사촌 형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외사촌 형은 절망 속에서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그토록 사랑했고 믿고 싶었던 그녀! 늦게 찾아온 사랑에  더욱 더 실망이 컸다. 그 여자 분이  농촌이 싫은가 보구나! 외사촌 형은 힘들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농촌을 지키고자 하데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산다는 것은 누가 봐도 바보짓이 아닌가? 나 자신에게 반문해 본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농촌에 정착했는데. 그러나 그가 정작 견디기 힘든 것은 혼자의"외로움"이었다.

세월이 삼 개월 흐르고 외사촌 형은 술기운에 마지막으로 이메일을 보내며 답장 오지 않은 것으로 의식 한 체 메일을 보낸다. 봉사활동님!  진실한 사랑을 안 해본 사람은 첫 사랑의 의미는 모를 것이다. 가슴으로 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모릅니다. 봉사활동님은 쉽게 잠드는 밤에 술기운을 빌려서 잠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외사촌 형은 허구한 날 맨 정신으로 잘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변하고 혼자 살수 없는 고달픈 인생살이......

어느 날 생각지도 않은 “봉사활동” 님으로 부터 이메일이 날아왔다. 외사촌 형은 너무도 기쁘고 들뜬 마음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기대 반 실망 반 중에 기대 하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열어 보았다, 그 동안에 일어난 일들에 대하여 글이 올려져 있었다.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병간호하다가 얼마 전에 돌아 가셨다고 하면서  너무도 힘든 생활을 하고는 방황했다고 하였다.
다시 이메일이 시작되고 서로의 마음이 통 하였는지, 자주 만나고 여자 분은 농촌에 오셔서 외사촌 형 농사일을 도와주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면서 정이 깊어졌고 지금은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아들 딸 낳고 잘살고 있다.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열심히 살아가는 외사촌 형을 보니 한 여인 때문에 괴로운 나날을 술로 생활하던 시절을 생각해보니 부부의 인연이라는 것은 하늘이 내려주신 큰 복인가 싶습니다.




실버들
이재광님
잘 읽었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사촌형님의 실화였군요. 곧은 심성에 순진한 시골 청년이 결혼하는 이야기는 제 마음까지 훈훈하게 하고 있네요.강원도 고향에 남자 친구들이 나이 불혹에 다가서면서 모두 노총각 딱지를 달고 있는데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02-28  
배상열
야아, 정말 즐거운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진실한 사랑을 수확하신 그 분께 심심한 존경과 부러움을 드립니다. 02-28  
이 재 광
실버들님! 배상열님! 너무 고맙습니다. 요사이 농촌 총각들이 큰 문제입니다. 어느여자 쳐다 보지 않고 묵묵히 농사짓는 농촌 총각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줍시다. 화이팅.......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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