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문학관
작품올리기 라이브러리 명예의전당 정보마당 대화의장

    

   
 









작품올리기 > 수필

치매 걸린 지인들
승곡 이태순09-23 05:46 | HIT : 86
세상에 암보다 무서운 병이 치매인 것 같다. 노인(65세 이상) 10명 중 1명이 치매이고, 85세 노인 4명 중 1명이 치매라는 노인치매실태조사(2017년)가 나왔다.
국민 25가구 중 1가구가 치매가구이고. 치매노인을 가족이 하루 5시간~10시간을 돌봐야 한단다.

치매는 본인은 고통을 잘 모르지만, 함께 부양하는 가족에게 큰 고통인 사회적인 큰 질병이다. 채매노인을 돌보느라 실직한 부양자도 많다.

주민센터 실버요가(65세 이상) 수업 마치고 나오니 보건소에서 파견 나와 치매 검사를 해 보라고 해서 나이가 나이니만큼 모두  두 줄로 서서 치매 테스트를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옆에 같이 가던 엄마가 말한다.
" 치매가 살짝 걸리면 본인은 참 행복하답니다."
"끔찍해라. 무슨 그런 말을 하세요?"
"그래도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니 천지 걱정도 하나 없고 행복하대요."
"아휴 하고 버릴 말이라도 그런 말은 말아요. 치매가 뭐 좋은 병이라고!"
나는 그 엄마에게 농담이라도 다시는 그런 소리 말라고 했다.

나이가 드니까 건망증이 깜빡깜빡해서 음식물도 태운다고 하니까 요가반장이 말했다.
"아직 타이머를 안 달았어요? 도시가스 회사에 전화하면 달아줘요."
10만 원 주고 가스레인지 타이머를 달았다.
20분 시간 설정을 해 두니 음식이고 빨래고 태울 일이 없다. 긴 시간은 추가로 조절하면 된다.

건망증 때문에 가스레인지 타이머를 설치했다.
그런데 가스레인지가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전기레인지(인덕션, 하이라이트)로 교체했다.

하이라이트 전기레인지는 자체 타이머가 있어 조절하여 사용한다. 그런데 전기레인지는 확실히 가스레인지보다 화력이 약하고 음식물이 유리판에 넘치면 청소가 아주 힘들다.
주방엔 전기 하이라이트를 사용하고, 철수했던 주방밖에 보조 가스레인지를 다시 설치했다. 가스레인지는 진짜  편하게 빨래 삶고 곰국도 끓인다.

나도 나이가 칠십이 넘으니 건망증이 치매로 발전할지 은근히 걱정된다.
나는 시도 쓰고 수필도 쓰고 영어공부도 많이 해 머리를 많이 쓰는 편이라서 치매가 안 걸리지 싶어도 걱정이 돼 서울대병원 신경과에 정식으로 치매 테스트 예약을 했다.

친정 올케는 60세도 안 되어 치매가 걸려 10년 이상 병원에서 식물 인간처럼 살다 가셨다. 단정하고 엄전했던 올케는 병원에서 변기를 때려 부수는 난폭성을 보였고, 딸 (대학병원 의사) 집에서는 우유를 부어 매일 밥을 한 솥 가득해 다 먹지도 못하게 하고, 5층 베란다 창문을 열고 다리를 걸쳐놓고 내려가려고 해서 아파트 경비원과 딸을 놀라게 하여 창문엔 이중 창틀을 설치하고 딸이 출근 시에는 밖에서 현관문을 잠겨두고 출근하다가 치매가 더 심해져 조치원 요양병원(1달 170만 원)에 입원했다. 나중엔 눈도 못 뜨고 사람도 몰라 보고 식물인간으로 몇 년을 입원해 있다가 돌아가셨다.

부부모임에 남편의 친구 한 분은 운동(등산 수영 헬스 등)도 많이 하고 건강하고 단단한 사람인데 2년 전부터 파킨슨 치매에 걸려 무너지기 시작했다..
걸을 때 보면 다리에 균형을 못 잡고 지팡이를 잡고도 흔들거리더니. 말도 어둔해지고 대화도 못 하더니 작년에 별세하셨다

나의 대학 동기인 친구 아무개는 현재 치매 초기인데 약을 먹고 있다.
작년 어느 날 전혀 전화를 안 하던 친구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태순아 잘 있었니? 수첩을 보니 너의 전화번호가 있더라. 나중에 또 전화 할게."
하더니 일 년이 지나도 다시는 전화가 없다.
나는 친구가 치매인 줄 모르고 왜 나만 맨날 친구한테 전화해야 하나하고 생각했다.
친구가 치매가 걸렸으니 나를 보면 정상적으로 대화가 되고, 내가 전화를 하면 서로 대화가 되는데 전화를 끊고 나면 본인  스스로 내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동안 전화를 전혀 안 했다.

그날은 어쩌다 수첩을 뒤적거리다가 내 전화번호를 보고 생각이 나서 전화한 것 같다.
나중에 치매가 점점 더 심해지면 아마도 내가 전화해도 내가 누구인지 모를 것이다. 아직은 초기라서 주변 이웃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치매 치매 초기에는 약을 먹으면 더 진전이 안 되고 치매의 진행을 늦추어 준다고 하는데 그것이 정말 영영 늦추어진 상태로 될진 알 수 없다.

나이 드니까 친구 생각에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우리가 늙어도 품위유지를 하면서 살다가 가면 좋겠다.
요가반 엄마 말처럼 내 친구는 치매가 살짝 걸린 거니까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니 행복할까?
저번에 걱정하던 치매 걸린 친구가 전화 왔을 때 나한테 말했다.
"자다가 보니 남편이 죽어있더라."
남편이  패혈증으로 죽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듣기엔 남편의 죽음에 슬픈 감정도 하나 없이 남의 이야기하듯 말했다.

방금 부산 친구 건강이 어떤지 궁금해 전화를 했다.
이젠 눈도 나빠 백내장 수술을 하고 온몸이 아프다고 했다.
"너 전에 치매라 약을 먹는다고 했는데 요즘 어떠니? 약은 먹고 있나? **는 연락하냐?"
나는 궁금한 거 몇 가지를 물었다.
"그것 때문에 안 좋다. 기억이 자꾸 없어진다. 요새 약은 안 먹는다. **는 누구냐?"
"**는 네 동생이잖아. 약을 안 먹으면 안된다. 치매가 심해지면 사람도 못 알아본단다. 꼭 약을 챙겨 먹어라."
"알았다. 안 그래도 동생이 전화 안 한다고 화내더라. 네 전화번호는 몇 번이냐?"
"지금 네가 핸드폰 받는 번호잖아."
"그래 알았다. 대한민국이라 쓰였구나."
"??..... "


  목록보기

번호 제 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534 달래강. 1 만남     황종원 2019·11·10 59
533 겨울나비. 23 줄사표     황종원 2019·11·06 57
532 참빗, 참빚, 참빛     정문규 2019·10·13 62
531 겨울나비. 22 갈대는 바람에 흔들려도     황종원 2019·10·12 60
530 겨울나비. 21 길로틴     황종원 2019·10·04 73
529 겨울나비. 20 스타킹의 Happy End     황종원 2019·09·27 63
치매 걸린 지인들     승곡 이태순 2019·09·23 86
527 겨울나비. 19 이별 예감     황종원 2019·09·09 52
526 겨울나비.18 Boss     황종원 2019·09·07 55
525 겨울나비. 17 OX     황종원 2019·09·06 58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3][4][5][6][7][8][9][10]..[54]   [다음 10개]

   
 
스토리 문학관 | 운영진 소개 | 이용안내 | 사이트맵
사업상담:storynim@naver.com / 이용문의:storynim@naver.com
Copyright 2004 storye.net All rights reserved. | Since 2000.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