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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비.18 Boss
황종원 ( HOMEPAGE )09-07 14:14 | HIT : 55

전무가 두 달 만에 사장이 되었다.
그것도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전무를 회장이 부사장으로 다시 사장으로 고속 승진을 시켰다. 전무는 사나이는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겠다는 결심을 하고 사장이 되었다.
사장이 되고 나서 일요일이나 휴일도 없이 사장은 사무실을 나온다.
평일에는 아침 6시 20분쯤 나오고 퇴근은 오후 6시 반에 한다. 부서장이나 임원들은 아침 7시 전에 나오고 사장이나간 다음에 퇴근한다. 사규에 정해진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휴일에도 사장은 자기 집무실에서 각 부서에서 취합한 주간 보고서를 샅샅이 살핀다.
월요일 회의 때 중역들에게 조목조목 따지며 칭찬보다 나무란다. 욕먹을 만하니 욕먹겠지.

사장이 중역보다 업무 파악을 더 잘하고 있다. 회사는 상가 건물 3층에서 5층까지를 사용한다. 다른 층은 상가다. 사장은 점심때 지하 식당에서 순두부나 된장찌개를 배달시켜 먹고 있다.
 사무실 내에 있는 칸막이 방을 열고 보다가 여직원들이 빨아 널어 놓은 걸레의 위치까지 지정한다. 여직원들은 걸레놓을 곳이없으니 걸레질을 아예 안하니 편하구나.
 하여 부서와 부서 사이에 있는 허리 높이 서류장 위를 닦지 않아서 남자 직원들은 그 위에 서류를 잠시 놓을 때 근무복 팔꿈치로 쑥쑥 먼지를 닦아내고 있다.
사장은 일체의 비용을 절약하란다. 영업직 직원이 외부에 나가서 점심 한 그릇도 못산다. 월급도 감봉된 형편에 제 점심 사먹을 여유도 없으니  직원들은 점심때를 피해서 현장에 나간다.

사장은 자신이 회장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요즘 어려운 시기에 맞춰 직원들의 봉급에서 일정률을 반납받도록 했다고하며 칭찬을 받는다.
직원들이 회사에 남을 비전이 뭐냐고 물으면 지금 당장 세워 놓은 사업계획이 비전이라고 한다. 사업계획은 뻥튀기와 거짓과 혼란이지만  그렇게 만들어 보고한다. 각 부서 각 개인의 생존책이다. 
내년에 얼마 수주하고 금년 분양하는 재개발은 얼마 이익입니다 등등

사장은 임원들에게 지급된 차량은 회수하고 자기 차를 가지고 움직이도록 한다.  잘하는 일이라고 직원들은 실실대지만 죽을 맛이라며 중역들은 그들끼리 수군댄다.
사장실의 중역 회의에는 토론이 없다. 사장이 전체를 잘 파악하고 있으니 다른 중역들이 말하는 것은 공염불이다.

한마디 했다가
"알지도 못하고 입 나불대지 마."
한 마디에 그냥 침몰이다. 다음에는 갑론을박이 없고 사장 말이 법이다. 돌아서서 나와서는 설왕설래가 대단하나! 찻잔 속의 태풍이지.

사장은 뭔가 지적받은 임원이나 부장에게
"이 ㅅㄲ. 똑바로 못하고…."
한 번은 개발 사업 1 부 김부장은 욕을 먹으면서 들고 있던 볼펜을 손아귀에서 중간이 부러질 때까지 힘을 준 적이있었다.  그걸 지켜보던 나는 그것을 눈치채며 (잘못하면 살인나지!) 하고 조심스러워 했다.  개발 사업 1부는 지주 공동 사업부다. 지주가 땅을 대고 회사가 시공하는 일을 맡았다. 그 일을 파악하기 쉽다. 그러니 욕도 자주 먹는다. 내 부서 개발 사업 2부는 재개발 재건축이다. 20년 경험 나도 아리송한데 사장이 내 업무는 아리송송이니 지시하는 대신 " 잘해보라고..."며 함께 고민한다.

회의 끝나고서 나는 김부장을 강변으로 데리고 간다. 회사 건물 아래가 바로 강변이다.
“ 볼펜이 사장이라면 죽었겠다. 다들 욕 먹고 지내 잖아. 사장 육두문자에 치지도외하고 칠전팔기하며 살자고...”
집에서 자식에게도 욕을 함부로 못하는 판인데 사장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면 아래 직원들이 진짜로 흠이 있는 “ㅅㄲ”들이다.

사장 옆에는 진정한 조언을 하는 이가 없다. 사장은 측근이 조금 태도가 허술하거나 지적사항이 생기면 매몰차게 상대를 후려친다.  자신이 직원 다루는 자기의 나름 용병술이라고 한다.  사장 주위에 아무도 얼씬대지 않는다. 언제 태도가 돌변할 지. 피하는 것이 상책이지.

삼국지에 나온 이야긴가? 회사가 어려울 때 그래도 해보겠다는 열심이다.  욕먹는 줄 알면서 욕하고, 자기 건강 망치면서 애쓰는 대단한 사장이다.
문제는 부모가 엄하기만 하면 아이들은 부모를 속인다.

일요일이다.
사장은 또 나올 것이다. 나 홀로 출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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