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문학관
작품올리기 라이브러리 명예의전당 정보마당 대화의장

    

   
 









작품올리기 > 수필

첫눈 오는 날
mount ( HOMEPAGE )01-13 20:32 | HIT : 85
첫눈 오는 날
    
   이른 아침 커튼을 열고 창밖을 내려다보니 눈이 내리고 있다. 어젯밤 어둠과 함께 내린 눈이 세상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데 열린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추위는 영하 십도를 넘어선 무게이다. 겨울이 되면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니 비가 오지 않고 눈으로 내리는 것은 자연의 순리인데 사람들의 마음은 비와 눈의 경계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 수업을 하다가도 한 아이가 눈이 내린다고 말하면 아이들의 시선은 창밖으로 향하고 그런 날에는 잠시 수업을 접어야했다. 아이들이라고 어른들과 다를 바 없다. 눈이 주는 느낌은 포근함과 신비로움 그리고 막연한 그리움이다. 연인들은 첫 눈 오는 날 만나자는 이야기를 하고 또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미 장소와 시간이 정해졌으니 첫눈이 내리는 날에는 누가 말을 안 해도 그곳에서 만나고 자신들의 언어로 첫눈을 노래하게 된다.
  
    만약에 비가 내린다면 아이들은 별 감흥이 없다. 사실 누군가에게 비와 눈 중에서 무엇을 더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비가 더 좋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비가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더 분위기가 있고 감성적이라는 말을 했다. 눈과 비의 경계점은 무엇일까?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기온이 0도 이라로 내려가 얼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으로 느끼는 것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
  
    물론 오늘 내린 눈이 첫눈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첫눈이라고 우기는데 이유가 있다. 눈이 쌓이지 않고 잠시 바람결에 흩뿌리는 모습을 첫 눈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땅에 쌓여서 하얀 세계를 만나야만 첫눈의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 내리는 눈이 첫눈이지 쌓여야 첫눈이라는 말이 옳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것은 나의 생각이니 아무리 반론을 제기한다고 해도 나는 내 생각을 바꿀 생각은 없다.
  
    어제는 무척 추웠다. 캐나다에 사는 한 지인에게 나의 사진이 들어간 달력을 보내야만 해서 밖으로 나오니 바람도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5도는 느낄 수 있었다. 집에서 아무리 찾아보아도 큰 서류봉투가 없어서 우체국에 혹시 있을까 해서 가 보았는데 실제 비치되어있었고 한 장에 백 원만 내면 되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다. 만약에 우체국에 없었더라면 그 추운 날 문방구에 가야만 했는데 봉투가 있어서 순간적으로 행복해졌다.
    
    봉투에 달력을 넣고 보니 주변에 테이프와 볼펜도 비치되어있어 쉽게 보낼 수 있었다. 우체국에서 제공하는 편의에 감사한다. 달력을 보낸 후에 밖으로 나오니 근처에 붕어빵을 파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비닐로 가렸지만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추위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붕어빵을 사들고 집으로 오면서도 마음은 편치 않아 ‘추워서 어떻해요?’라고 말을 건넸더니 웃으면서 ‘제 일인 걸요?’라고 말을 한다.
        
    천천히 집으로 걸어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오 분 남짓하지만 나는 몸에 찾아오는 한기를 느꼈다. 집에 와서 따듯한 물 한 잔 마신 후에 누웠는데 목에 이상한 조짐이 일었다. 독감예방주사를 맞아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몸에 감기의 신호가 왔다. 잠을 자고 일어나도 눈이 내린 것을 좋아하면서도 나의 몸에 담긴 겨울은 뿌리를 내리면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그래도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참 아름답다. 고층에 위치한 우리 집에서 예산군청과 우체국 쪽의 모습이 보이고 공주대학교 산업대학 쪽도 보이며 봉대미산의 일부도 다가온다. 모두 눈을 담고 있는데 낮이 되어서 기온이 올라가면 녹아 없어지겠지만 바라보는 순간의 모습은 아름답다. 거실에서 창문을 통해서 내려다보이는 눈이 있는 풍경화는 언제 칙칙한 겨울이 머무는 모습으로 변할지 모른다.
    
    첫눈이 내리는 날에 눈을 바라보는 마음은 편안해진다. 물론 요즘은 밖에 나갈 일도 많지 않으니 자동차를 운행할 일도 별로 없다. 그러니 눈이 온다고 걱정이 되지 않지만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 출근을 할 때는 눈이 내리면 자동차 운행을 할 것이 걱정되었는데 이제는 덜 걱정을 해도 되니 어떻게 생각하면 지나친 이기심인지도 모른다.
    

  목록보기

번호 제 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480 45년전 일등병때     민유종 2019·02·14 26
479 나를 미치게 만든 아름다운 여인     민유종 2019·01·29 88
478 다이어트의 적 먹고 싶은 배고픔     민유종 2019·01·16 84
477 누군가 훔쳐보고 있다     mount 2019·01·13 96
첫눈 오는 날     mount 2019·01·13 85
475 마음이 이우는 까닭     고성혁 2019·01·01 99
474 윤 회     김중선 2018·12·30 26
473 취중진담     김중선 2018·12·18 35
472 충성(忠誠)에 대해서     mount 2018·12·14 88
471 미 래     김중선 2018·12·14 26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3][4][5][6][7][8][9][10]..[48]   [다음 10개]

   
 
스토리 문학관 | 운영진 소개 | 이용안내 | 사이트맵
사업상담:storynim@naver.com / 이용문의:storynim@naver.com
Copyright 2004 storye.net All rights reserved. | Since 2000.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