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문학관
작품올리기 라이브러리 명예의전당 정보마당 대화의장

    

   
 









작품올리기 > 수필

강화기행
김태연12-07 05:11 | HIT : 79

   3번째 강화 기행이다. 뱃길로 두 차례 다녀온 적이 있다. 이번엔 육교로 갈 수 있어 쉽고 수월한 여행이다. 일요일 1시에 신림동을 출발했다. 지인끼리 혹은 도반끼리 삼삼오오 카풀로 엮어 떠났다.

   직전 사무총장이 이직한 뒤 신임 사무총장이 업무를 맡아 처음으로 진행하는 기행이었다. 얼굴 한 번 본 일 없는 회원들에게 일일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는 퍽이나 조심스럽게 참 불참을 물어왔다. 우리 팀은 가천 대 2기 수료생이 핸들을 잡았다. 1기를 함께 공부했던 도반과 함께여서 다행이라 여겨졌다.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한다 싶었는데 갑자기 돌풍이 분다. 햇빛은 간 곳 없고 도로가 깜깜해 졌다. 태풍이 몰려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심상치가 않다. 천둥 번개가 치더니 후두두둑 빗방울이 떨어진다. 꺾어진 나뭇가지들이 날아다닌다. 차창을 때리는 소리가 돌멩이를 마구 던지는 것 같이 우당탕 거린다. 천정도 금방 뚫어질 듯 요란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불안한 기색으로 바라만 볼 뿐이다. 공포에 움츠러든 몸이 떨고 있음이 역력했다. 예약된 장소를 찾아갔지만 길을 잘못 들었단다. 천둥소리에 내비마저 경기를 했던 모양이다. 후진과 유턴을 반복해가며 가까스로 골목 안 숙소를 찾아 들어갔다.

    비를 동반한 우박세례로 놀란 일행들은 숙소에 들어갈 생각 안하고 모두가 밖에서 서성거린다. 세미나장에선 반짝이는 네온을 타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안으로 들어오라는 안내가 있었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저 잔디밭 정원을 훑어보느라 정신이 없는 듯했다. 커다란 우박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쁠 뿐이다. 정원에 쌓인 우박이 얼마나 크던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 크기가 어릴 적 구슬치기하던 유리구슬만큼 컸기 때문이다. 초록 잎새 위에 구슬을 올려본다. 그 옆에 붉은 단풍잎을 나열한다. 잘 그린 그림처럼 조화로웠다. 예서제서 찰칵찰칵 셔터를 눌러댄다. 청춘처럼 들떠있는 동지들이 신기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제대로 실감난다. 얼마 전 아래 지방에선 애기 주먹만 한 우박으로 농작물 피해가 컸다고 들었다. 특히 과수농가가 제일 큰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헌데 오늘 우박에는 이곳 강화의 피해가 컸을 것 같다. 호랑이 장가가는 날인지 금세 맑아진 날씨가 신기했다.

     거짓말처럼 반짝 나타난 해를 찾아 바닷가로 향한다. 서둘러 등대 항으로 간다. 도망가듯 수평선 너머로 달아나는 해를 잡을 수는 없다. 여행객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낚아채려 갈매기 떼가 모여든다. 그 순간을 포착하려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새우깡 던지는 이들의 그림자가 점점 길어진다. 해지기전에 더욱 멋진 낙조를 보러가자며 서둘러 낙조대로 간다. 바다로 떨어지려는 해를 가까스로 잡았다. 겨우 서너 장을 건질 수 있었다. 해가 금세 넘어갔기에 늦게 도착한 팀은 헛수고였다. 아쉬움 뒤로하고 예약된 카페로 옮겨간다. 돈까스와 커피숍을 겸한 카페였다. 특별히 부탁했다는 닭볶음탕 곁들인 저녁이었다. 맛있는 식사는 아예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닷가 저녁이라 여기니 참으로 엉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땅한 식당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아쉬움이 컸다. 먹는 둥 마는 둥 식사를 끝내고 언덕배기 숙소로 올라간다.

    우선 방 배정을 안내받는다. 펜션을 독채로 빌렸다곤 하지만 새로 지은 집이라서 그런지 모든 시설이 미비했다. 방 하나에 9명, 또 한방엔 12명이 배정되었다. 침구가 턱없이 부족했다. 이불은 물론이고 베게도 모자란다. 음산한 날씨인데다가 방은 아직 냉기뿐이다. 우리가 묵는 방엔 화장실도 없고 개수대도 없다. 그뿐인가, 냉장고는 물론이요 옷걸이 한 개가 없는 실정이다. 새로 지은 집이라곤 하지만 시설이 너무나 미비했다. 짐을 풀고 세미나엘 참석해야 할 시간이다. 하지만 방에 들어갈 생각 않고 시간만 끌 뿐이다. 기다리다 못해 사무국장이 나섰다. 병아리 몰 듯 방에서 내몬다. 깃발 든 가이드를 졸졸 따라가던 여행자처럼 고분고분 세미나장으로 따라간다. 외부강사의 특강에 이어 팀별로 나눠 체질을 체크한다. 강의 끝나고 2차파티가 있었지만 대개 불참하고 세로가로 눕는다. 가방은 머리맡에. 옷가지는 가방위에 포갠다. 마치 구제품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9명의 옷가지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상황을, 밤 깊도록 웅성웅성 도란도란, 이야기꽃 무성하고,

    조식을 7시에 마쳤다. 예상대로 조촐한 밥상이었다. 8체질건강법 세미나를 마치고 참성단 산행이 있다. 몸이 불편한 우리일행은 1시에 강화를 출발했다. 참성단산행 불참이 아쉽지만 동참하는데 의미를 두기로 했다. 12월 중순에는 시창작 문학기행이 있다. 건강상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목록보기

번호 제 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480 45년전 일등병때     민유종 2019·02·14 26
479 나를 미치게 만든 아름다운 여인     민유종 2019·01·29 89
478 다이어트의 적 먹고 싶은 배고픔     민유종 2019·01·16 84
477 누군가 훔쳐보고 있다     mount 2019·01·13 96
476 첫눈 오는 날     mount 2019·01·13 86
475 마음이 이우는 까닭     고성혁 2019·01·01 99
474 윤 회     김중선 2018·12·30 26
473 취중진담     김중선 2018·12·18 35
472 충성(忠誠)에 대해서     mount 2018·12·14 88
471 미 래     김중선 2018·12·14 26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3][4][5][6][7][8][9][10]..[48]   [다음 10개]

   
 
스토리 문학관 | 운영진 소개 | 이용안내 | 사이트맵
사업상담:storynim@naver.com / 이용문의:storynim@naver.com
Copyright 2004 storye.net All rights reserved. | Since 2000.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