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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수기
백원기01-01 14:53 | HIT : 104
산행 수기/200 산을 향하여               鞍山/ 백원기

일에만 억매여 산다는 것은 무료하기도 하다. 살아가기 위해 재화를 벌어 들여야 하지만 쉼도 있고 보람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산다는 것은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던 모두가 연관된 일이다. 가정과 일터와 그리고 관여하고 있는 모든 것들과 원을 그리며 서로 고리를 걸고 있는 것이다.

답답한 일에서 가끔은 벗어나기 위해 산행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46세로 200 산을 목표로 출발했는데 최초 산행 기록은 1986년 5월 20일이었다. 한 달에 두 번 꼴로 집사람과 함께 다니기로 했으나, 이런저런 일로 쫓기다 보니 현재 188개 산을 올랐고 총 567회의 산행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12산을 오르면 목표 달성이 되겠는데 가던 산을 편하게 또 오르다 보니 더딘 것 같다. 바뀌는 계절을 민감하게 느끼다 보니 어언 26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안내자가 있는 산악회 버스를 타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과 가는 것도 아니며 집사람과 거의 단독 산행이기에 인터넷에 뜨고 있는 산행 자료와 신문 방송 등 보도자료에서 보여주는 정보를 종합 응용하였으며 전국 지도를 살피면서 산행지를 결정하고 출발했는데 교통은 항상 대중교통이었으며 당일 산행으로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 있는 산을 다녔는데 고도 500-1000m 이하의 산이였지만 주로 500에서 700에 이르는 산을 다녔다.
높낮이를 불문하고 산의 성격은 비슷하겠지만 암산 보다는 육산을 다녔다.

북한산은 10년동안 코스별로 다녀보았고 정이 많이 들었었다. 서울이 아닌 먼 산의 경우 지금 같지 않아서 이정표도 없고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있을 뿐이어서 자칫 길을 잃기 쉬웠다. 개념도나 산행 안내도를 보고 사전 연구를 충분히 했지만 현장에 가보면 다만 위치를 알았을 뿐 신빙성이 거의 없었기에 그곳 주민에게 몇 번이고 물어보며 다녀야 했다. 그래도 들머리 찾기는 어렵다. 어디로 올라가야 하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들머리만 잘 찾아도 산행의 80%는 성공이라 한다. 하산의 날머리도 중요하다. 잘못하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무장도 중요하다. 비상 약품은 물론 호신용 구도 있어야 한다. 멧돼지와의 조우는 대단히 두렵기 때문이다. 등산용 나이프, 스틱, 우산 같은 것도 보호 무기가 될 것 같다. 안내자가 없고 동행이 없는 나 홀로 낯선 등산은 스릴은 있겠으나 단단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한 여름에 경기 죽산에서 영창대군 묘역을 지나 마옥산을 향하는데 길도 보이지 않아 500이 않되는 낮은 산이었지만 많이 헤맸고 정상을 넘어 이천으로 향하는 길을 찾느라 여름 땡볕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더위에 지쳤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경기 연천 성산에 올라 길을 잃고 탈출하던 기억과 멧돼지와의 조우, 소싯적 군 복무하던 신탄리 고대산에서 바라보던 백마고지를 비롯한 북쪽 산하의 손 내밀면 닿을 것만 같던 추억, 한탄강변에 있는 종자산에 올랐다가 절벽에 가로막혀 되돌아 나온 기억, 서산 팔봉산의 깎아지른 철계단의 공포, 홍성 용봉산을 서너 차례 갔지만 길 끊어진 바위 앞에서 당황했던 일, 북한산 칼바위 능선의 가파르게 오르고 뛰어 건너는 아슬한 코스, 포천 심곡리에서 왕방산을 올라 무럭 고개로 향할 때 쏟아지는 눈 속 산행, 무박으로 여수 영취산에 올랐을 때 새벽 진달래의 아름다움은 생생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이제는 낮고 느리게 걸어야 하겠다. 속도와 정복이 아니라 발끝에 느껴지는 감미로운 속삭임을 들으며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를 바라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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