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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빗, 참빚, 참빛
정문규10-13 05:49 | HIT : 51
참빗, 참빚, 참빛/정문규


   옛날 옛날 아주 가까운 옛날에 전라도 담양골에 참빗으로 오 형제를 키운 홀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다섯 자식들은 어쩌다 취업을 못하고 결혼도 못 하고 빈둥빈둥 놀고만 있는 것이었다. 그중에 그래도 마흔 살 먹은 늦깎이 막내는 효성이 지극하고 고분고분 형들의 시중을 잘 듣고 따르는 심성 착한 자식이었다.
그런데 칠순이 넘은 어머니가 과로에다가 온갖 병으로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다섯 형제를 불러놓고 유언을 남기었다.

     "이제 너희들과 작별을 헐 때가 되었구나. 내가 느그들에게 짐만 지고 세상을 떠나는구나. 애비 없는 호로자식이라고 욕먹게 해서 미안허다. 느그들헌테 마지막으로 부탁하나만 허자. 중국산 죽세품만 안 들어왔어도 쪼금 행편이 나았을 것인디 애미 혼자 참빗 장사 하나로 버티기는 힘들었다. 어떠꼬롬 농협에서 융자 쪼금씩 받은 것이 어느새 5천만 원이 되었구나. 참빗으로 너희들 참빛 되게 하려 했는디 참빚만 지게 했구나. 부디 형제 간에 의좋게 잘 살아라. 이 농협 마이너스 통장, 부탁헌다. 나는 간~다이."

    어머니의 유언에 큰아들부터 넷째 아들까지 불평, 불만이 있었으나, 막내 아들만은 자신이 어떻게 하든 갚겠노라고 말씀드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마이너스 통장을 받아쥐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다섯 형제는 뿔뿔이 흩어졌다. 막내 아들은 어머니의 유언에 농협을 방문하여 자신이 조금씩 갚겠노라고 했다. 그러자 농협 직원이 막내 아들에게 말하였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이곳에 힘들게 오셔서 아주 긴한 부탁을 하고 가셨어요. 그것이 뭔고 하니 이 빚을 갚은 자식에게 몰래 감춰 저축한 5억을 모두 주라고요."

    이 말을 들은 막내는 어머니의 깊은 마음에 한 번 더 회한과 감격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그리고 뿔뿔이 흩어진 형들과 상의해서 1억씩 형들을 나누어주고 자신은 5천만 원은 갚고 5천만 원은 조상의 묘역을 정비하는 데 썼다.
다행히도 주경야독으로 평강공주 같은 여인을 만나 부자가 되고 자식도 셋을 낳으며 형님들을 봉양하며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다. 결국 막내 아들은 참빗으로 참빚을 지지 않고 참빛이 되었다.


         201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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