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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단편] 애국심과 공명심의 구별.
이일우07-07 03:36 | HIT : 166
명탐정 이원희에게 그 일은 어느 일요일 오후에 일어났다.





[네 아들을 내가 맡아두고 있다!! 아들을 돌려받고 싶으면 내가 지정한 모 처로 나와라.]





이런 익명의 편지가 모 외과병원 원장에게 날아온 것이다.



그런데??? 그 참 이상한 것이...?!



대개 초등학생을 납치하는 경우는 돈이 목적인 법인데?...



이 경우는 돈은 한 푼도 요구하지 않고, 그냥 지정된 장소에 나와야만 아이를 돌려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에게 40이 넘은 늦둥이로 겨우 낳은 외동아들인지라, 외과원장 니시무라 다이조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이였다.



"이런 사정이니 나와 함께 같이 가주시게."

"경찰에 요청하면 되지 않습니까?~"

"안돼. 그럼 아들을 죽이겠다고 했어."



이원희가 비록 나이는 어려도 뛰어난 무예 및 호신술, 그리고 뛰어난 추리력의 귀재란 걸 안 원장 니시무라는 자신과 함께 거기 가달라고 요구했는데...



"알겠습니다. 정 그렇다면 함께 가죠."

"오, 고맙네!!!!"



이렇게 해서, 이원희는 니시무라 원장과 함께 아들을 납치한 유괴범이 지정한 장소로 함께 나아갔는데...?!





범인이 요구한 곳은 폐공장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잘 돌아가던 곳이었는데 코로나 불황으로 작년 연말에 갑자기 폐업해버린 공장...!!





"여기 왔소. 어디 있나??"



니시무라가 거기 찾아와 범인을 불렀으나??



'여기 있다!!~ 안으로 들어와라.'  



안에서 마치 기계에 녹음한 듯한 투박한 음성이 함께 들려왔다.



원장과 이원희는 마지못해 페공장의 둔탁한 녹슨 문을 열고 안으로 쓰윽 들어갔는데??...



'타앙!!~'



그 순간, 총성이 들리더니 원장이 가슴을 감싸쥐고 픽 쓰러진다.



그리고, 저 어둠 저편으로 총을 든 한 남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찰나, 이원희는 공중으로 휙 도약하면서 문제의 남자가 들고 서 있는 권총을 그의 발을 탁 차 떨어뜨리고 말았다.



'응?!~'



순간 원희는 뭔가 큰 위화감을 느꼈다. 아무리 자기가 날쌔게 공격했다지만, 그 문제의 범인이 너무나 둔하고 대처를 못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총을 탁 차서 떨어뜨렸는데, 그 순간까지 아무런 공격도 동작도 하지를 못하다니...?!



하지만?? 그 순간 의문은 곧 풀렸다.



그 복면을 한 사나이가 금방 스스로 가면을 벗어던졌기 때문이었다.



'어머!!! 끄아아아악!!~'



복면 너머에서 나타난 그 얼굴...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일그러진 얼굴에다 이전에 얼굴 절반이 날아간 듯 입과 귀가 있어야 할 장소에 흠 하나가 크게 패여있을 뿐이었다. 프랑켄슈타인도 저 남자에 비하면 제대로 된 미남이겠다...!!



"후후, 놀랬나? 아가씨. 보통 여잔 아닐 거라고 예상했지. 저 친굴 따라온 보디가드지?"

"다, 당신은 대체 누구죠? 왜 원장님을 쏘았죠?"

"나, 나는... 저 원장의 환자였다. 전쟁터에서 만난 부상병..."

"뭐라고요?"

"저 원장이 한 십년 전에 모 국가와의 전쟁터에 의용 군의관으로 종군한 적이 있었지..."

"아, 그래요. 니시무라 원장님이 그런 적 있단 건 저도 알아요. 근데 왜??..."

"나, 나는... 저 원장이 목숨을 구해준 부상병이야. 그것도 중상을 입어 곧 죽을 사람..."

"뭐라고요?"



어이가 없었다. 그렇다면 생명의 은인을 왜 쏘았단 말인가??~



"나, 나는 그때 몸의 절반이 포탄을 맞고 날아가서 이렇게 되었어."



그는 팔과 다리도 걷어보였는데?? 끄아아아악...!! 왼쪽 팔도 의수, 오른쪽 다리도 의족이었다.  



"나, 난 그때 군의관이던 저 원장에게 날 죽여달라고, 죽이지 못하겠으면 그대로 죽게 내버려달라고 했는데 저 원장이 끝끝내 대수술 끝에 날 살리고 말았어. 그 때문에 내 인생은 오히려 죽는 것보다 더 엉망진창이 되었지. 이런 몸으로 살아돌아갔더니, 돌아온 건 지극히 적은 군인수당과 연금 뿐 불편한 반신불수의 몸을 갖고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아내에겐 이혼당했고 딸도 아내와 함께 도망가고 말았어. 차라리 그때 죽었다면, 그랬다면 영웅이 됐을 테고 아내와 아이에겐 자랑스럽고 잘난 아버지로 남을 수 있었는데... 왜, 왜 날 살려가지고...!!"



그는 절규하듯 외치면서 이처럼 밝혔다.  



"그게 원장님을 쏜 이유인가요??"

"그래... 전쟁터로 떠날 땐 많은 사람들의 환영과 칭찬을 받으며 떠났었지... 하지만 이 몸이 되어 돌아왔더니 그 놈들마저 다 냉담해져가지곤 날 병신이라고 비웃기만 했어. 어쩌면 그렇게 쉽게 맘들과 행동들이 변할 수 있는지...!! 날 이렇게 만든 저 니시무라란 놈이 미웠어. 그래서 범행을 저지른 거야."



이원희는 거기까지 듣곤, 어이가 없다는 듯 잠깐 심사숙고하는 표정으로 생각하더니 그에게 다가가 참 딱하다는 듯이 이처럼 알려준다.



"어리석은 사람 같으니...!!"

"뭐, 뭐야??"

"당신은 처음 전쟁터로 갈 때 가져간 마음이 뭐였죠?? 알고 보니 첨부터 그건 허영심이자 과시욕이지 애국심이 아니었군요. 그런 치졸한 마음씨를 공명심이라 부르죠. 명예심이 아니었어요. 속물 대중 소인배들의 환영과 찬양을 듣고서는 사람 죽이는 전쟁터에 나아가는 마음이 그거 아니면 뭐였겠어요??~  당신은 전장에서 당신이 죽이거나 역시 당신보다 더 처참한 병신으로 만든 사람들이 훨씬 많고 그들의 행복과 미래를 뺏었다는 그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스스로의 불행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럴 거면 첨부터 애국심 아닌 공명심이었다면 전쟁에 나가지 말지 왜 나가셨죠? 들으니 강제로 징병되어 끌려간 게 아니고 스스로 자원해 나간 거라고 하고서는...!!"

"...!!"

"정말 나라를 위하는 애국심으로 나갔다면 어떤 결과를 맞건 불평하지 말아야죠. 단지 남에게 영웅이 되고 싶었던 잘난체 과시욕으로 나간 전쟁터에서의 행동이라면 지금의 처지를 남에게 탓하고 싶은 응석심으로 몰아붙이고 싶은 거겠죠... 지금 당신이 딱 그래요. 자기가 잘못되었다는 짜증과 자괴심으로 억울한 연루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화풀이하려는 고약한 마음씨...!! 그런게 영웅심리라면 첨부터 영웅이 되고 싶단 맘 따윈 갖지 말았어야죠. 속물 소인배들의 부러움과 단순한 진심에도 없는 칭찬 따위가 끌려서 전쟁터에 나갔다면 자신의 어리석음과 저질스러운 이상을 추구하던 당신 자신의 탓이지 그게 왜 원장님의 탓이죠??"

"..."



그 말을 들은 그 반신불수의 괴물 사나이...!! 그 순간?? 픽 쓰러진다. 앞으로 고꾸라지고 만다.



"앗!!~"



그러나?? 그는 그 다음 순간 이미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네, 네 말이 맞아. 난 이미 죽을 몸이었어. 지금까지 살아있던 것도 모르핀을 복용한 덕이지. 오늘 나에게 생이 아닌 죽음보다 못한 고통을 선사한 저 원장을 저승길 동무로 데려가려고 한 짓이었어. 하, 하지만 죽기 전에 네 말 듣고 깨달았어. 맞아~ 난 어리석고 공명심을 애국심으로 왕착각한 바보천치에 불과했어. 저, 저 원장을 얼른 병원으로 데리고 가!! 크게 다치지 않은 이상 살아날 수 있을 거야."



그 말을 마치고, 그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뒤흔들었으나 그는 이미 절명해 있었다.



이미 아까 원장이 총에 맞은 즉시, 119에 메시질 즉각 보낸 이원희...!! 그가 죽자마자 바로 구급차가 현장에 도달했다.



니시무라는 다행히 중상이 아니라 살아났다. 하긴 저렇게 곧 죽을 비틀거리는 사람이 쏜 총이 정확히 맞을 리도 없겠지.



원장의 아들은 그 페공장 밀실에 마취약에 잠들어있던 채로 발견되었다. 같이 구조되어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였다.



"그 친구... 기억나. 10년전 몸이 절반 날아가 제발 저를 죽여달라고 외치던 사람이었지."

"그래요... 근데 원장님."

"뭔데??"

"이 경우를 봐도 알겠지만, 반드시 목숨을 구한다고 그게 가치있는 일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란 걸 알았어요. 사람이란 사는 것보단 죽음을 택하는 경우가 더 행복하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될 사람도 있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음. 글쎄... 그럴지도...!!"



구급차로 원장을 병원으로 옮기면서 부상을 당해 누워있던 그와 옆에 앉은 이원희가 주고받은 몇 마디 의미있는 대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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