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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상 소설가 은희경
스토리09-23 09:26 | HIT : 326
황순원문학상 소설가 은희경

냉소·독설 약해졌다고? 내 소설은 원래 따뜻하다

미국 아이오와대 국제 창작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은희경씨. AP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일한 시리아 출신 소설가이자 설치 미술가인 키나나 이사가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찍어준 사진이다. 은씨는 “황순원문학상을 소설 더 써도 된다는 격려로 알겠다”고 했다.

올해 황순원문학상의 주인공인 소설가 은희경(55)씨. 그에게 2014년은 한층 각별하다. 1995년 중편 ‘이중주’로 등단했으니 작가가 된 지 20년이 되는 해다. 그런 해에 ‘최고의 단편소설’에 주어지는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다. 수상작 ‘금성녀’는 그가 올 초 출간한 열두 번째 소설책 『다른 모든 눈송이와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에 실린 작품. 출간·수상·20년, 세 겹의 경사다.

 그런 은씨의 세계를 한두 줄로 요약하기는 어렵다. 출세작인 복고풍 성장소설 『새의 선물』부터 유행처럼 번진 ‘문학위기론’을 건드린 2012년 작 『태연한 인생』까지. 은씨 소설의 스펙트럼은 당대의 사회문화 코드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그 다채로움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냉소와 독설이다. 하지만 신랄함 만으로 충분한 걸까. 특유의 재미와 감동은 어디서 오는 걸까.

 그 비밀을 e메일과 국제전화로 들었다. 그는 현재 미국 아이오와대 국제 창작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소감은.

 “이곳 시간으로 새벽에 수상소식 전해 듣고 너무 좋아했더니 전화한 사람이 핀잔 주더라. 새 작품을 발표하는 일은 언제나 두렵다. 문학상은 일종의 추인(追認), 격려 아닌가. 더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순원 선생님의 단편은 지금 읽어도 군더더기가 없다. 그 분의 이름으로 된 상이라 더 뜻깊다.”

 -소설책 끝 ‘작가의 말’에 가끔 등장하는 K는 남편이라고 들었다. 어떤 축하를 받았나.

 “나는 멘탈이 약하다. 자신감도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남편의 격려가 큰 힘이 된다. 남편은 대학 때 소설을 꽤 잘 썼다. 그가 구상이나 초고 단계 때 ‘말 된다’고 평해주는 게 가장 큰 칭찬이다. ‘상 받을 줄 알았다’고 하더라.”

 -다양한 소설 소재를 어디서 얻나.

 “쓸 게 없어서 걱정인 적은 별로 없다. 옛날에 한 얘기 왜 또 하냐는 얘기 들을까봐 두렵다. 살면서 어떤 일이 벌어져 기쁨이나 상처로 남으면 그게 머릿속에서 하나의 질문,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결국 인물에는 나 자신의 문제의식이 투영될 수밖에 없다. 나이·성별이 다를지라도 소설 속 인물은 결국 나다.”

 - 당선작에도 자전적 요소가 있나.

 “엄마에게서 소재를 얻었다. 소설 주인공 마리가 연상의 애인으로부터 받은 편지는 실제로 우리 아버지가 엄마에게 보낸 옛날 편지를 갖다 썼다. 집안에 소설가가 하나 있으면 3대가 털린다고 하지 않나.”

 수상작 ‘금성녀’는 일흔셋의 할머니 마리가 갑자기 자살한 친언니 유리의 고향땅 장례식에 참가하다 오빠와 언니의 손자들인 완규·현과 조우(遭遇)하는 줄거리다. 표면은 그렇지만 작품이 수록된 소설집 제목이 시사하듯 요즘 은씨의 관심사인, 존중받아야 마땅한 개인의 독자성에 관한 얘기다.

 은씨는 “지난해 어머니의 팔순 친구가 자살했다. 삶은 언제나 우리를 놀라게 하는 낯선 사건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단순한 생각이 소설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또 “스침과 흘러감, 그 시간의 불연속선에서 스러져가는 삶의 플롯, 작은 위로가 되는 오래전 사소한 인연 같은 것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특유의 냉소와 독설은 덜한 것 같다.

 “내 소설의 냉소와 독설은 객관적이기 위한 것이지 비관주의 때문은 아니다. 나는 내 소설이 따뜻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소설을 쓸 수 없다.”

 -상금은 어떻게….

 “한국에서 글만 써서 먹고 살기 어렵다. 생활의 규모를 줄여 사는 편이다. 생활인으로 보내야 할 시간을 작가로 보낼 수 있게 됐으니 상금으로 시간을 산 셈이다. 그래도 어머니와 아이들, 3대가 떠들썩한 여행 한 번 하고 싶다·”

신준봉 기자

◆은희경=1959년 전북 고창 출생.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장편 『소년을 위로해줘』 『마이너리그』등. 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 수상.




황순원문학상 심사평
덧없는 삶과 운명적 고독 … 더 깊어진 작가의 시선

시간을 이기는 것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생겨난 모든 것이 소멸한다. 소설은 인간의 시간에 유난히 민감한 장르다. 어느 소설작품이든 시간을 따라 변화하는 삶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소설은 시간과 싸운다. 변전을 겪다 죽음으로 끝나는 덧없는 삶에 모종의 의미를 부여하려 하는 것이다. 위대한 소설의 근저에는 예외 없이 삶과 의미를 결합시키려는 열정이 있다. 은희경의 ‘금성녀’는 바로 그러한 열정을 품고 있는, 근래 보기 드문 작품이다.

 70대 여성 마리는 언니 유리의 자살을 계기로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주인공이 대개 그렇듯이 그녀는 그녀의 인생이 희망적이었던 순간들로 돌아간다. 그녀의 회상은 운명처럼 반복되는 자신의 고독을 강조한다. 그녀의 별명 ‘금성’ 또는 ‘샛별’은 현실과 어긋난 사람을 뜻하기도 했다던가.

 마리의 이야기가 그녀 세대와 계급의 역사에 깊이 이어져 있지 않다는 점은 불만이다. 그러나 상실과 고독의 운명을 수락한 그 노년의 심경은 아름답다. 덧없이 사라진 어느 순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모이고 흩어지는 희미한 순간이 그 심경의 거울에 영롱하게 비친다. 마리와 같은 사람이 실재한다면 그녀는 언젠가 여느 별과 마찬가지로 밤하늘에서 사라질 테니 그건 정녕 쓸쓸한 일이다. 올해 황순원문학상이 그 품격에 어울리는 수상작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심사위원=김인숙·우찬제·정홍수·최윤·황종연(대표집필 황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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