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문학관
작품올리기 라이브러리 명예의전당 정보마당 대화의장

    

   
 











라이브러리 > 시

<시> 봄산
김성수04-15 05:53 | HIT : 183

산이 해산을 한다
태동을 느낄 때 마다 몽우리 지던
꽃들이 양수를 터트리며
머리부터 쑤욱 빠져 나온다
얼었던 소리들이 울음으로 탄생을 알리고
생의 고해를 달래 듯 쓰윽 눈물을 닦아주는
불경 소리는 바람 등을 타고 간다
그러다 가끔은
대숲의 키질에 걸러지기도 하면서
하산을 하며 덜 풀린 것들의
등짝을 죽비로 내려친다

봄산은 젖비린내가 난다
대지의 자식들 치고
그 젖을 물지 않은 이가 있겠는가
우두둑 뼈를 푸는 폭포의 기지개는
동안거를 끝내고 만행에 나서는 스님의
행보 뒤끝으로 물을 풀어내고 있다
그렇게 해탈하거나 태어나는 것들로
산 속이 분주하다

산문이며 산방까지 문이 활짝 열리고
화하며 입김을 토해내는 꽃향은
능선 따라 산불로 번져가는 진달래 같고,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는 그녀의 손길은
요란한 축제 속을 걷는다
유치한 원색 옷에 노랗고 빨갛게 머리 물들인
그녀를 만나면 자기는 머릿속이 텅 비었단다
겨우내 비어있던 산이었기에
봄을 가득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춘기의 산은 이유 없는 반항처럼
툭툭 건드리면 발끈하며 꽃을 피운다
누군가는 대포를 쏘듯이 꽃이 핀다고 말했지만
소리 없이 펑펑 터지는 꽃들에 어지럼증이 도진다
창 너머로 산이 원색의 벽지로 도배하는 걸
바라보며 세한도 액자를 떼어냈다


  목록보기

번호 제 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2128 <시조> 마늘, 꽃이 되다     금혜정 2018·11·08 71
2127 <시> 55세     방우달 2018·11·26 78
2126 <시조> 입동     김영재 2018·10·29 76
2125 <시> 가을 정동진에서     곽구비 2018·10·14 92
2124 <시조> 낡은 깃발     임영석 2018·09·01 122
2123 <시> 철새가 달을 물고     이수인 2018·09·10 153
2122 <시조> 귀뚜라미     윤경희 2018·08·20 100
2121 <시> 운수좋은날_3.2 정( 情 )     신현복 2018·08·26 150
2120 <시조> 폭염의 권좌     송광세 2018·07·27 81
2119 <시> 꽃상여     강명미 2018·07·25 146
2118 <시조> 넌 뭐냐     나석중 2018·06·26 109
2117 <시> 어느새     방우달 2018·06·20 164
2116 <시조> 당돌한 요구     이태순 2018·05·11 103
2115 <시> 어머니     성백군 2018·05·08 150
2114 <시조> 민들레 고향     송광세 2018·04·25 108
<시> 봄산     김성수 2018·04·15 183
2112 <시조> 꽃     윤경희 2018·03·27 179
2111 <시> 누수漏水     이훈자 2018·03·23 209
2110 너의 존재  1   최현근 2018·02·25 141
2109 세월  4   최현근 2018·01·27 178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3][4][5][6][7][8][9][10]..[107]   [다음 10개]

   
 
스토리 문학관 | 운영진 소개 | 이용안내 | 사이트맵
사업상담:storynim@naver.com / 이용문의:storynim@naver.com
Copyright 2004 storye.net All rights reserved. | Since 2000.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