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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고종황제의 보물 - 진상7(파수꾼, 박민수의 자백과 범행동기)
이일우01-19 04:51 | HIT : 1,481
  "후후, 이제 다 아무래도 운명은 결정된 거 같군...!"
  "역시... 지금이야말로 죄를 인정하는 겁니까? 박민수 형!"
  "그래! 나다... 내가 바로 [파수꾼]이야. 황제 보물 지키는 파수꾼! 고종 황제의 보물을 지키려고 했는데... 여기서 너희에게 꼬릴 잡히다니..."

  박민수는 이제야 모든 게 탄로났다는 듯, 자신의 범행을 모조리 인정하고 말았는데...

  "역시 당신은 고종황제의 자손인가요?"

  문경위가 모든 진상을 파헤치고 난 후, 박민수에게 범행동기에 대해 짐작한 듯 이처럼 되물었는데...?

  "그렇소. 난 원래 조선왕조의 이씨 황가 후예였습니다. 박가는 아까 저 이원희가 밝힌 대로, 우리 조상이 구한말 조선이 망한 후 볼모나 앙화를 피하기 위해 바꾼 예명이죠..."
  "역시 그건 우연이 아니로군요."

  문경위가 되묻자, 박민수는 모든 진상을 하나씩 밝힌다.

  "그래... 나 역시 이씨 왕조의 후예야. 이미 저 문경위란 경찰 분이 조사하지 않았나?"
  "어째서 그들을 죽였죠? 박민수 형."

  김전일이 그 점을 추궁하자, 허탈한 표정으로 박민수가 되묻는다.

  "그걸 알고 싶나?"
  "그래요."
  "그 두 사람... 이동복 의원 형제는 본시 우리 집안과 철천지원수 사이였어. 구한말... 대원군 시절이 오기 직전 안동 김씨 세도 기한 동안, 방계 왕족이면서도 자기들 딸을 세력가인 안동 김씨에 시집보내는 등 그 집안에 빌붙어서는 직계인 우리 집안을 모함하여 연이어 사약을 받게 함에 따라 거의 씨를 말렸지. 그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후손이 바로 나야. 우리 고조 할아버지가 그 희생자셨지... 그때 나의 증조부는 단독으로 겨우 몸만 빠져나와 지방으로 도망쳐서 이름을 감추고 어느 집 데릴사위로 들어가 목숨을 부지하셨지..."
  "그런데요?"
  "그러나... 세월도 지나 그 이동복 형제 조상도 정권싸움에서 밀려나고 안동 김씨의 세력도 끝나게 되자 우리 증조부님은 당시 대왕대비셨던 조대비를 찾아가 유일한 왕손임을 밝히고 임금자리를 자신이 맡을 자격이 있음을 알렸어... 그러나, 바로 저 이원희... 바로 고종황제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은 자기 아들을 재위에 앉히기 위해 자신보다 더 가까운 이씨 황가의 혈통인 우리 증조부 님을 몰래 살해해버렸지... 왕위 계승권 싸움이 나는 걸 막기 위해..."
  "세상에..."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치인들 부도덕한 건 변함이 없었던 모양이다. 대원군이 그런 몹쓸 짓을 했다니...

  "그 후, 대원군이 집권한데다 그 시대도 끝나고 일본 점령시대가 되자 우리 집은 더욱 살기 어려워졌소. 우리 아버님처럼 우리도 화근을 없애기 위해 대원군 일당이나 일제 경찰들에게 살해될 염려가 커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성도 박씨로 바꾸고 여태 살았던 것이오."
  "그런데 단지 조상의 원수란 이유로 살인을?"
  "아니. 단지 그것만은 아닙니다. 내가 이씨 황실 기업가에 취직한 것도 실은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나라는 없어졌지만, 때가 되면 다시 성씨를 되찾고 황실의 일원으로 편입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러나, 얼마 전... 그 악덕 정치인인 이동복이 [선거 부정자금으로 사용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보물찾기 프로젝트]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리고 나를 그 안내자로서 임명한다는 내용을 들었을 때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습니다. 원래 고종황제가 조국의 독립자금으로서 사용할 수천억 대 보물을 고작 자신의 더러운 성취욕을 위한 군자금으로 사용하려 들다니... 난 그 더러운 인간, 이동복 형제를 용서할 수 없었어요! 조상의 원수 후예였다는 점은 이미 오래 전에 잊었지만, 조상의 죄를 다 잊고 이제 와서는 그 대원군보다 더한 부패정치인이 되어 있는 그 놈들을 절대로 이씨 왕조의 일원으로서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어요! 저 더러운 부패정치인 형제놈들을 내 손으로 심판해주겠다고..."
  "..."
  "그리고... 그리고, 그 부패정치인의 사업에 빌붙어 인생한탕 하려는 그 썩어빠진 사고방식의 부패한 신세대 여기자인 일본여자 도미코에게도 함께 천벌을 내려주고 싶었어요... 그런 더러운 사리사욕에 똘똘 뭉쳐진 성격의 일본여자의 손에 우리 한국 황실의 보물에 손때를 타게 한다는 건 절대적인 황실에 대한 모독이라고 여겼습니다. 특히 고종 황제님의 원수나라인 일본인의 손에는 더욱... 그래서, 여기서 한국과 일본의 더러운 자들의 손에서 보물을 지키는 것이 나의 제일 가는 임무라고 여겼어요. 황제의 보물은 그런 자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여겼기에..."

  그는 거기까지 밝히더니, 갑갑했다는 듯 한숨을 후우 하고 내쉬면서 문경위를 위시한 다른 사람들에게 이처럼 밝힌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어떤 익명의 천재범죄자가 나의 생각을 어떻게 알아차렸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접근해서 제안해왔어요. 황제의 보물을 지키고 싶지 않느냐고... 저런 더러운 인간들의 손에 보물을 빼앗기거나 찾게 해서는 안된다고 충동질하면서..."
  "..."

  김전일과 이원희는 알만 하다고 여겼다. 그 자가 바로 [지옥의 광대], 다카토 요이치였겠지... 그런 두 사람을 쳐다보면서 박민수의 설명은 이어졌다.

  "그리고... 한국 왕실의 후손이자 최후의 공주이면서도, 일본의 잔다르크역(소녀검객 아즈미를 뜻함)의 여자검객의 드라마 주연을 맡았으며, 급기야는 저 김전일이란 일본 소년과 장래를 약속하여 장차 일본인의 색시가 되길 원한 이원희... 너에게도 應報를 내려주고 싶었어! 그래서 널 잡아 땅속에다 생매장하려 한 거고... 우리 한국인의 원수인 조선왕실을 멸망시킨 일본인과 장래를 약속하다니... 하지만, 고종황제님에게 너의 심판을 한번 맡겨보고 싶어, 널 그 자리에서 죽이진 않고 파묻은 거지... 끝내 너의 남친인 저 일본소년이 널 구해냈지만..."

  박민수는 이원희를 바라보면서 무섭게 눈을 부라렸다.

  '뭐? 내가 김전일의 색시가 되길 원했다고? 어머머, 별 꼴이야...'

  이원희는 그 장담을 듣고서 어이가 없었다. 한순간, 그녀의 뺨은 발갛게 물들었다. 도대체 누가 김전일과 장래를 약속했단 말인가? 지레 넘겨짚고 어이없는 소리를 하다니...

  더욱이 요즘은 한국도 외국인 출신 국적자가 2백만 명이 훨씬 넘은 이 마당... 이제 더 이상은 한국도 단일민족국가도 아니오, 또한 한국인과 일본인과의 결혼도 아주 공공연한 사해 동포주의 시대에 저런 편협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직도 있다니... 원희는 극히 편협한 나치즘적 민족주의자인 박민수의 사고방식에 인상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저런 몰지각한 사람이 이 21세기의 세계에 아직도 남아있다니... 그녀는 모국 한국사회 실정에 대해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긴, 박민수가 한 소리가 아주 거짓은 아니었다.
  솔직히, 김전일하고 하건 지금 독일가서 소식이 끊어진 남친 노보루와 결혼하건, 아니면 그럴 리는 없지만 신이치씨와 하건 [일본인 남자와 결혼]은 다를 게 없었으니까...
  하긴 그녀는 비록 한국왕실의 라스트 프린세스라고는 하지만, 일본인의 피가 몇 배나 섞인 엄밀하게 말하면 일본인인 것이다. 한국계 일본인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진위야 어찌 되었건 원희 옆에서 그 소리를 들은 김전일은 옆에서 매우 기분이 좋은 듯 싱글벙글했다.

  '히얏! 이원희가 나하고 장래를 약속한 내 색시감이라고...? 황홀, 헤롱헤롱... 비록 저 형이 심정이 못마땅해서 넘겨짚은 소리긴 하지만 정말 듣기는 좋고 기분은 째진다... 정말로 그렇다면 나도 좋겠는데... 공주님 출신인 쟤하고 결혼한다면...'

  요즘 들어, 원희하고 자신을 짝 지워주길 원하던 그의 어머니의 성화부리는 영향을 받아 그녀와 친해보려고, 급기야 여친 미유키를 잘라버릴 궁리까지 하고 있던 김전일의 솔직한 마음속은 이러했다.

  "저 애들이 밝힌 이번 사건의 모든 트릭은 나에게 이 범죄를 사주한 일본인 천재 범죄자 코치인 [지옥의 광대]의 제안대로요... 그 사람은 나에게 [전화를 이용해 알라바이를 조작하라]고 알려주었소. 안타깝게도 그 사람도 그건 몰랐는지, 아니면 거기까지는 미처 신경이 닿지 않았는지 [어떤 경우의 소리를 조작해 핸드폰 알리바이 트릭을 이용하라]는 건 따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매미소릴 고른 건, 어디까지나 내 작위적인 거였죠. 후후, 재수 없게도 안타깝게 그걸 모른 덕에 저 애들에게 보기 좋게 꼬리를 밟혔지만..."

  박민수는 수갑을 받기 전, 이처럼 힘이 빠진 음성으로 넋두리처럼 선언하였다.
  이것으로 모든 사건의 진상은 다 끝났다.
  [파수꾼] 박민수는 급기야 제주경찰에 잡혀 멀리 실려나갔다. 김전일과 이원희는 착잡한 듯한 심정으로 멀리 그 모습만을 넋이 빠진 듯 지켜보고 있었다.

  "한가지 유도심문은 멋지게 먹혔군!"
  "뭔데? 김전일!"
  "아까 내가 말한 [금괴에 찍힌 박민수의 지문]은 실제 없었어. 저 형이 얼마나 뛰어난 지능범인데, 그걸 다 지우지 않고 남기겠어? 내가 유도심문을 해본 건데 저 형이 자백해버린 거지."
  "어머..."

  이렇게 하여, 모든 진상은 깨끗이 끝났다.
  조선조 사실상 마지막 임금님, 고종 황제의 금괴에 연루된 끔찍한 피비린내 나는 연쇄살인사건은 이처럼 아름다운 연두빛 유채 벌판 너머로 석양이 져 가는 제주도 한복판에서 조용히 막을 내렸다.


  이때, 멀리 수 킬로 떨어진 한라산 등성이서 고성능 망원경으로 이 문제의 광경을 빠짐없이 관찰하고 있던 한 사나이가 있었다.
  이 문제의 망원경은 얼마 전에 원희가 생매장당할 때, 어둠 속에서 박민수의 행동을 감시하던 그 망원경이었다.
  하지만, 그걸 안타깝게도 두 탐정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쿠후후, 파수꾼 박민수씨... 참으로 미안하게도 당신의 과거지사를 철저히 캐지 못한 점도 그렇지만, 이번엔 나에게도 약간의 딱 한가지 실수(?!)가 있었던 듯 싶소. 그래서 이번 일에는 나의 책임도 있는 만큼, 당신을 내 손으로 처단하는 것은 일단 보류하지요. 하지만 그 실수란 것도, 나의 책임보다는 당신의 책임이 훨씬 더 큰 듯하니 당신을 경찰의 마수로부터 빼줄 수는 없소이다. 당신 스스로의 운명은 앞으로 스스로 개척하시오.'

  바로 지옥의 광대, 이번 사건의 전모자 [다카토 요이치]였다.
  그 실수란... 그가 이 아이디어를 범인 박민수에게 알려주었지만... 공교롭게도 이형준씨 살인사건 당시 장소착각 트릭 때, 연락을 핸드폰이 아닌 내선전화로 해야 한다는 것만은 깜빡 잊고 알려주질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신의 불찰도 있다고 파악하여 여느 때처럼 다른 실패한 범인들처럼 책임을 물어서 직접 그를 죽이진 않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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