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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올리기 > 시와 시조

불모不毛
송한범07-30 08:07 | HIT : 60
불모不毛


나의 서재는 캄캄한 모래언덕
걸어온 시간만큼 경전經典의 사다리 오르내리며
철따라 먼지 낀 책장 문을 닦는다
왜 나는 선인장 가시 하나 키우지 못하는가

온종일 결핵을 앓듯 장맛비 내려
세상의 온갖 길 지우는 날
하늘 어디에도 없는 별자리 찾아
알량한 자존自尊 달팽이 집 안으로 숨기며 눈을 감는다

살아온 만큼 엎드려 시고하며 통곡해도
원고지 층층 무겁게 쌓아 올린 밤의 벽돌들
왜 나는 모르는가
노란 산수유 꽃망울의 빨간 반란을
설산 외롭게 비상하는 참수리의 울음소리를

몇 개 남루한 학설 난무하는
원서의 희고 살찐 속삭임으로 성장盛裝을 하고
미친 도시 배회하는 산보자로 흐르다가
오늘은 바람 없는 산 너머 양지나 기웃대며
때 지난 꿈 팔아먹는 장사꾼이 되어 있다

웃음 짓는 청맹과니로 사는 삶이
행복은 아닐진저
저 혼자 봄 햇살에 젖어 청산 찾아드는 일이
참된 인생은 진정 아닐진저

스스로 모진 채찍 후려치지만
버릴 것 너무 많아 버리지 못하고
지은 복 너무 없어 나눌 것도 없는 날들

아직도 나의 서재는 눈보리 치는 겨울 바다
문득 가진 몸 모두 내려놓고
서리꽃 핀 거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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