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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올리기 > 시와 시조

옹관에 대하여
김성수01-13 06:04 | HIT : 35

어릴 적 가난한 친구의 집에서 뒷간에 들어선
나는 큰 독을 파묻고 널빤지 두 장을 얹어 놓은
그 위에 앉아 균형을 잡으며 일을 본 기억이 있다
벽에는 벽지무늬 마냥 구더기들이 붙어 있고
독 아래에선 부글부글 발효되던 똥무더기
박물관 옹관 앞에서 엉뚱하게도 급하게
문기척을 하며 얼굴까지 샛노랗게 변하는
화장실 앞에서 처럼 뱃속이 싸하게 뒤틀린다
저 옹관 속에서 불쑥 손을 뻗으며 다리를
붙들 것 같은, 그래서 그 뒷간의 기억이
옹관 앞에 나를 세워 둔 것이다
어느 백제인의 주검이 태아같이 웅크린 채
자궁같은 옹관에서 썩고 허물어 졌으리라
임산부의 배같은 항아리의 넉넉한 곡선을
어루어 보다 배를 내밀고 당당히 버티고 있는
옹관의 균형을 벗어나 밖으로 나왔다
매점에서 잘룩한 허리에 주름치마를 입은
코카콜라를 들이키며 갑자기 풍만한 여자가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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