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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올리기 > 시와 시조

안성덕01-13 05:53 | HIT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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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도 달도 다 따주마 꽁무니에 얼쩡거렸다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맨눈에 해 들어온 것처럼 캄캄했다 길목을 지키던 그 애 오빠에게 걸려 피도 안 마른 마빡에 딱밤깨나 맞았다 꽃도 안 피고 또록또록 알밤이 여물었다 그날 밤 꿈속 내 사타구니에 뭉클 밤꽃이 피었다 대처로 가야한다, 여름 내내 수제비를 뜨던 어머니의 국자 끝을 따라가면 여드름 자국처럼 북극성이 박혀있었다


  2
  방아쇠 잘못 당기고 도망쳤다 영창대신 월남에 간 형, 먼 남쪽 십자성 아래 메콩 강가에서 장남답게 꼬박꼬박 집안 걱정을 했다 유난히 긴 장마에 그해 우리 집은 내내 눅눅했다 아오자이 자락에 친친 감겼던 걸까 형은 끝내 귀국선을 타지 않았다 육사 수석이면 별 서너 개는 따 놓은 당상이라던, 면내에 자자한 소문 귓등으로 흘렸다 장전되어 있는 줄도 모르고 제 머리통에 격발 확인한 별똥별이었다 좌표가 지워졌다


  3
  이정표를 잃고 자주 길을 놓쳤다 이 핑계 저 핑계 핑계는 잔별보다 많아 하늘 한 번 올려다보지 않았다 대낮에도 머리 위에서 별이 빛난다는 걸 까막눈 나만 까맣게 몰랐다 먼동 트면 지는 줄 알았던 샛별이 초저녁 서산마루의 개밥바라기라는 걸 다 저녁에야 알았다 장대처럼 크면 어른만 되면 망태 가득 따 담을 줄 알았던 별…… 검둥개 밥 주라고 개밥바라기는 뜬다


  4
  별이 지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 동사무소 문화센터에 갔다 무료로 시간을 죽였다 오늘도 코드가 안 맞아 더듬거렸다 저 별은 나에 별 저 별은 너에 별, 수십 수백 번 고쳐 불러도 이제 세상 그 어디에도 내 별은 없었다 별이 지니 꿈도 졌다 한번 가면 영영 끝장인 것이 별똥별만이 아니었다 사라진 새벽잠에 물리게 별 구경이나 하는, 별 볼 일 없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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