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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가뭄3(끝)
mount ( HOMEPAGE )12-14 07:30 | HIT : 105
  어둠이 옅어지면서 아침에 열리고 있었다. 바다의 아침은 파도소리로 시작이 되었다. 먼 곳에 앉아있던 갈매기들이 떼 지어 날아가기도 하고 일부는 가로등 위에 앉아서 그들의 아침을 맞고 있었다. 해변에는 멀리 서 너 사람이 산책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바닷가를 걷고 싶어서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잠에서 덜 깬 모습이었지만 그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잠시 머물렀던 소나무 아래에는 자동차 한 대가 있고 텐트를 치고 아직도 밤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모래사장 위를 걸으면서 그녀는 앞에 있는 아줌마 아저씨 바위를 가리켰다. 그리고 그 앞에 시멘트로 포장된 부분을 가리키면서 그 아래의 해변에는 모래대신 자갈만 가득하다는 것을 말했다.

  그녀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에서 수련회를 왔는데 모래가 많아 그 위에 텐트를 쳤는데 사람들의 편리를 위하여 돌을 쌓고 시멘트로 포장을 하니 모래가 쌓일 수가 없다고 했다. 환경전문 기자답게 그녀는 하나 한 풀어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는 라면을 끓였다. 그녀는 덜 익은 것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였고 그는 완전히 익은 것을 좋아하니 냄비를 두 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는 라면에 어제 생선회 먹을 때 남겨 둔 생선뼈를 넣었다. 그녀는 그에게 알뜰하다는 말을 하면서 살림을 잘 할 것 이라며 웃고 있었다. 그녀의 라면이 든 냄비가 먼저 완성되어 탁자 위에 놓여 졌고 잠시 후 그의 라면이 든 냄비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아직 어제 먹다 말은 김치가 남아있었고 전날 저녁밥이 조금 남아있어서 말아서 먹으니 더 맛이 좋았다. 그는 식사를 한 후에도 계속해서 설거지까지 마무리 하였다. 그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녀는 직업의식이 발동해 공사로 모래가 없고 자갈만 남은 해변과 모래가 해변길 까지 올라온 부분을 비교해서 취재를 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녀는 개발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의 해변이 본래의 기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하여 행하는 행동이 생태의 변화를 가져와서 본래의 기능을 상실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열강을 했다. 그는 그녀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며 가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녀는 사구의 개발로 모래가 없어진 부분 이곳저곳 사진을 찍었다.

  잠시 후에 그들은 웃으면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로 들어갔다. 막 문을 연 상태였는데 그녀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손이 안 보일 정도로 빨리 타이핑을 했고 내용 또한 일목요연했다. 관련 사진을 넣어서 편집까지 마치고 나서야 그녀는 냉커피를 주문했다. 그녀는 어떤 일을 할 때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라 생각되었다. 그는 그녀가 너무 서둘러서 원고를 작성하고 송고를 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녀의 기사를 읽으면서 그것은 기우에 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환경이나 생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으면 절대 그런 일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이 되었다. 그녀는 무척 만족해했고 옆에 있어준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계속했다. 혼자서 취재를 하고 돌아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것이 귀찮다는 말을 했다. 그녀는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몸을 소파에 파묻었다. 그도 역시 원고를 쓰느라 밤을 새다시피 했으니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들이 눈을 뜬 것은 그들이 그 곳에 온지 세 시간이 넘어서 였다. 카페주인은 웃으면서 전날 밤에 너무 과로했나 보라는 말로 그들을 놀렸다. 그들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생선가스를 시켰다. 바다에 왔으니 그래야 될 것 같다는 그녀의 의견을 수용하였다. 식사를 한 후에 그들은 이제는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건너편 섬에 가는 것이 어떠냐는 그의 제의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동의를 했다. 카페주인이 주선해준 배를 타고 건너갔다. 배가 크지 않아서 몇 사람만 탈 수 있었고 오히려 그것이 더 좋을 것 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섬에 도착했을 때 미리 전화를 해 놓은 민박집에서 나온 할머니를 따라 갔다. 할머니는 두 사람에게 어울리는 좋은 방이 있다고 하면서 2층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건물이  오래되어 보였지만 그리 낡은 모습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유리 창문을 통해서 시원한 바다를 볼 수 있었고 그들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만족했다. 사실 화장실도 함께 붙어있어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면 사치일 것 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했다. 좀 낡은 것 같기는 해도 침대도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할머니는 얼마 동안 머물 것이냐고 물어보았는데 그녀는 명료하게 이틀 동안 머물 것 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대답에 그는 아마 말도 하지 않았고 그는 그녀와 함께 섬을 돌아보기로 했다. 선착장에서 본 바에 의하면 두 시간이면 충분히 섬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은 누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섬은 새로 조성된 둘레길로 인해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트레킹을 한다고 하는데 그들이 걷는 동안에는 겨우 서 너 명을 보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는데 그녀는 재빨리 낚시꾼을 모습을 찍고 있었다. 낚시가 환경오염의 일부의 책임이 있다는 말을 하였다. 민물낚시는 화학물질과 합해진 떡밥이 풀어지면서 물속으로 들어가 생태계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는 동안 먹고 마신 후의 쓰레기를 그대로 놓고 가는 경우가 있으니 이중으로 오염이 된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도 그런 적이 있어 뜨끔해지는 것을 느꼈다. 바다의 경우에도 낚시용구가 그대로 바닷물 속에 빠지는 경우가 있고 추로 사용하는 납덩어리가 환경오염이 된다고 말한다.

  그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바닷가에서 고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고래가 플라스틱 병을 먹이로 착각하고 먹게 되면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다른 것을 먹지 않고 굶어죽는 다는 말을 하자 그녀는 웃으면서 일리가 있는 이야기고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그들이 한참 걸어가면서 아름다운 바위를 만났다. 코끼리 바위는 확실한 모양인데 그는 보이는 대로 이름을 붙여주어 그녀는 그에게 작명가를 하면 어떠냐는 농담을 하였다. 어떤  바위라도 누군가 처음으로 이름을 붙여주고 나서야 그 바위의 명찰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는 말에 그녀는 맞는 다는 말을 했다. 그들이 탈출해왔던 저수지의 황금나무도 십 년이 훨씬 넘은 시간 일몰이 되는 모습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렸는데 그 이름이 황금나무가 되어서 지금도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고 있다는 말을 해 주자 그에게 박수를 쳐 주었다.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는 그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섬의 한쪽에 해수욕장이 있는데 쓰레기가 널려있었다.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누가 먼저일 것 없이 근처에 있는 쓰레기용으로 자리를 지키는 마대에 쓰레기를 주워서 넣었다. 쓰레기는 이런 저런 것들이 있었는데 중국 상표가 그려진 과자봉지도 있어 해양오염은 한 나라에서만 방지하기 위해서 노력해도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한참 동안 쓰레기를 모아서 쓰레기통으로 여겨지는 마대 두 개에 가득 채우고 다시 길을 걷는데 누군가 그들을 불렀다. 그는 자신이 어촌계장이라고 소개하면서 관광객이 이리 쓰레기를 줍는 것은 처음 보았다고 하며 이곳에서 머물면 저녁식사를 하러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 민박에서 머문다고 하자 바로 그 뒷집이니 꼭 오라고 다짐을 받고서야 그들을 보내주었다.

  해변의 쓰레기를 주운 다음 섬 해안선을 난 길을 따라서 돌아오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좀 피곤함을 느끼면서 샤워를 한 후에 잠시 잠에 들었는데 할머니께서 그들이 머무는 방문을 두드렸다. 깜짝 놀라서 일어나 보니 어촌계장님이 부른다고 했다. 어촌계장님은 그들을 진심으로 환영했고 그의 아내가 부인회장이라는 말을 해서 그는 ‘회장님 잘 부탁합니다’ 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우럭과 광어회와 삶은 소라가 상위에 올라와 있었다. 소주 몇 병도 자리를 지키며 그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소설가이고 기자라고 소개를 했다. 그러자 부녀회장이 부부끼리 이리 여행을 다니면 좋고 또 한참 연하의 아내를 맞고 있으니 그가 참 행복하다는 말을 하였다. 그는 부인도 시인도 할 필요가 없어 그대로 웃고 말았다. 하지만 ‘한참’이라는 단어는 그의 머릿속에 돌덩이를 달게 하였다. 어촌계장은 섬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말을 했다. 쓰레기를 아무 곳이나 버리고 취사행위까지 하여 산불의 위험도 있다는 말을 하였고 그것을 들은 그는 스스로가 범인이나 된 것 같이 죄송하다는 말을 해서 웃고 말았다. 그의 말을 듣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사이가 좋은 부부라고 보일 것 같았다. 서 너 잔을 마시고 어촌계장과 부녀회장께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 하고 그들의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그를 보면서 사귀자는 말을 하였다. 그는 순간적으로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삼십 대 후반이고 그는 오십대 중반으로 달려가는 데 사귀자는 말은 어쩌면 그를 농락하는 말이 될 수도 있었다. 그는 피식 웃으면서 농담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런 후에 혹시나 해서 정말인지를 물어보았고 그녀는 말 대신에 행동으로 그녀의 사랑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가뭄 속에 노출되어있었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해서 아직까지 혼자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혼자 사는 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몸이 아프거나 외로울 때는 대책이 없다는 말을 했다. 그는 피식 웃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띠 동갑인 초등학교 교사를 만났는데 그 집에서 반대해서 결혼을 못하고 상처가 되어 혼자 살기로 했다는 말을 했다. 그의 가뭄도 오랜 시간 동안 그의 몸과 영혼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고 그녀도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 하면서 이제 긴 가뭄은 끝났다고 아리송한 말을 하였다.  

  멀리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파란 어둠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오랜 가뭄에 찌들었던 영혼들은 파란 어둠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가뭄 후에 찾아오는 장대비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민박집 앞에 있는 밤나무에서 진한 냄새를 풍기면서 그들의 방으로 흘러들어왔고 그들은 끊이지 않는 전쟁을 하면서 그들이 숨겨놓았던 갈증을 풀어내기에 바빴다. 가뭄으로 갈라진 곳에 오아시스를 만들었고 그 안에 그들이 가뭄을 이길 작은 섬 하나를 만들었다. 그 섬에는 이제 새로운 거처가 생겨나 서로의 웃음을 담고 서로의 울음을 함께 나누리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녀가 노곤하게 잠에 빨려들었을 때 그는 그 모습만 보아도 자신에게 과연 사귀자는 그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띠 동갑의 그녀가 그의 곁 을 떠나가면서 그에게 선물이라면서 보냈던 하룻밤의 무게보다 곤하게 잠에 빠져있는 홍 기자에게 더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난한 곳이 분명 비가 내려 가득 찬 저수지가 되고 더 이상 사막을 이야기라는 곳이 아닐 때가 올 것 이라 생각하였다. 그가 무엇인가 써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그녀의 컴퓨터에 전원을 넣었는데 그 사이에 비밀번호가 달려있었다. 그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그 암호를 풀 수 있었고 그녀는 그를 받아들이며 가득 차오르는 부자가 된 저수지가 되었다. 그는 섬이 되어 가난을 벗은 저수지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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