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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를 닮고 싶다.
이 경옥09-22 16:56 | HIT : 120
개망초를 닮고 싶다.


올라믄 씨게나 좀 오지...공책에 낙서하는 것도 아니고 차에 주륵주륵 눈물 자국만 남겨 놓고 어디간겨? 비라는 놈 말이다. 내가 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믄서.. 쵓!

언 땅이 녹기 시작하면서 제일 빨리 눈에 띄는 것은 잡초가 자라는 것이다. 겨우내 묵은 밭은 씨라도 뿌린 듯 무수한 풀들이 자라나고 내 눈은 곁눈질조차 버거워 쌩ㅡ까버리기 일쑤. 어째 갸들은 보약을 안 먹여도 겁나 잘 자란다. 하우스 안에서 자라는 애들은 물만 좀 늦게 줘도 축 늘어진 채 노려보는데.. 들풀은 시든 것을 본 적이 없다. 있던가?

망초라는 잡풀이 있다. 여기에 개'를 더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계란꽃이 된다. 시골에 살아도 갑부는 아닌지라 그리 많은 땅덩이를 소유하고 있진 않다.(뭐 그마저도 내 이름으로 된 것은 없으니.. 나중에 우찌 될 줄 알고..) 하우스 앞쪽으로 살짝 오르막과 살짝 내리막을 지나면 또 하나의 하우스가 있다.그 오르막과 내리막의 정상 부분이 약 6미터정도의 평지다. 이 도로의 우측으로 넓은 터의 땅이 있다.아니 이 땅이 우리 것이라는 건 아니고ㅡ

일손이 닿지 않아 방치된 이 땅엔 알 수 없는 잡풀들이 자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러고보니 나의 하우스 작업장에 자주 오는 공짜커피 삼촌의 땅이다.. 뱀이라도 나올까 싶어 항상 슬금슬금 욕을 하며 지나친다. 난 조신하게 생겼어도 나름 욕두 겁나게 구수하다. 원~래 식물들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즐거운 말과 음악을 들려주면 잘 성장한다고 하던데. 야들은 맨날 주인과 싸잡어서 욕을 먹고 가끔은 풀약도 먹는 애들이 기세가 너무 등등하다. 거칠 것 없이 자라니 수확물이였다면 꽤 소득을 올렸을거다.

그런데,

그리 욕을 해대던 잡풀 가득한 곳에 지금 난 서 있다. 조금씩 비는 내리기 시작했고, 핸드폰 위로 빗방울은 떨어져 가는데 근처 산에는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ㅡ이런.. 바람나기 좋은 날 같으니라고. 더욱 환장하게 만드는 것은 서 있는 땅이 전부 개망초 꽃밭이라는 것. 상상이 가는가?

하얀 꽃밭 중앙,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글을 쓰고 있는 여인이 딱! 서 있다?

그렇다. 미친년...인정! 아ㅡ나 이리 자꾸 인정하면 안되는 것인데..

흠흠..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아무리 잡풀이라도 날 끌어당기는 순간이 있다'라는 것이다. 매일 뽑지 못해 안달하던 잡풀이 어느샌가 꽃을 피우고 향기를 뿜어내고 내 걸음을 유혹하더라 이말이다. 이 순간만큼은 풀이 아닌 오롯한 꽃으로 다가온다.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바람을 꿈 꾸게ㅡ아니 이건 아니고.. 암튼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개망초가 되고 싶다. 내 지금까지의 삶도 잡풀처럼 살아왔다. 밟혀도 봤고 풀약도 맞아 봤고 더운 여름날 천우지마냥 하늘만 바라보며 비 오길 기다린 날도 수두룩했다. 개망초가 핀 이 땅. 손길이 닿지 않아 오히려 꽃을 피울 수 있었던 아이.

나는 개망초를 닮고 싶다.

이곳은 어쩌면 땅이 되어줄 수 있고 난 알게모르게 자라나 꽃을 피우고 향기를 내어 스치는 나그네의 눈길을 모으고 싶은지도 모른다. 다가와 주겠는가? 하잘 것 없는 들풀일지라도 바라봐 줄 수 있는가?
개망초의 꽃말처럼.. 닮고 싶다. 소박하게 굳건하게ㅡ

꽃말: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멀리 있는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게 해준다’.
                              ㅡ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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