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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앞에서
이 경옥08-22 22:16 | HIT : 135
* 이별 앞에서ㅡ

한동안 긴 글을 쓰지 못했다. 첫 글자를 쓰고 나면 자꾸만 울컥! 하는 마음에 다음 글자를 찾지 못했었다. 밝은 글을 써보려 눈을 들었으나 햇살마저도 슬퍼 보이는 날들이었다.

난 잘 울지 않는다. 그렇다고 울었던 적이 없진 않았다. 수마에 잃은 초가지붕 아래서 태어난 날부터 난 울었다. 갖고 싶은 메이커슬리퍼를 갖을 수 없어서 울었고, 집안 사정으로 전학을 갔던 날도 눈이 사라질만큼 울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았던 날도 울었고, 원하던 삶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날들을 원망하며 울었다. 제작년까지만 해도 삶에서 눈물이 빠지지 않는 일상이었다. 그러다 작년부턴 아예 울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울 수 없었던 것 같다. 어느 날부터 울어도 마음이 시원해지지 않았다. 무언가를 해결하기에 울음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모든 희노애락의 순간에 난 웃었다. 비웃음이든 바보웃음이든 호탕한 웃음이든..

중환자실 안에서 임종의 순간을 맞이한 엄마의 눈빛에 불이 꺼지는 순간에도 난 울지 않았다. 많은 날을 아픔으로, 고통으로 보냈던 엄마의 살아 온 날들보다 오히려 편안한 안식처가 곧 다가오실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눈을 뜬 채 허공을 응시하던 엄마의 모습을 뒤로하고 중환자실을 나오면서 그것이 마지막 살아계신 모습일 듯 해서 남길 원했으나 간호사의 제지로 끝내 임종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했었다. 그래도 울지 않았다. 화가 나고 엄마를 홀로 보낸 마음이 들썩거렸으나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울어도..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웃으면서 엄마를 보냈다.

3박4일을 머물고 이제는 딸이 제 있을 곳으로 돌아간다. 가기 싫다며 밍기적거리는 딸을 보는데... 또 울컥한다. 어제 딸과 엄마가 계신 납골당을 찾았다. 그런데... 이년 가까운 시간을 웃으며 보냈던 것들을 무색하게 할만큼...  울어 버렸다. 엄마의 사진에 적혀 있는 문구가 가슴을 아리게 했다. ''엄마 사랑해요. 그곳에선 아프지마요'' ... 오빠가 만들어 붙인 사진. 이 사진을 붙여놓은 후로 난 또 울기 시작했다. 아프지 말라는 말이 지난 날들의 엄마를 떠올리게 하고 나의 앞날을 그려 보게 되고..  그러다 나 역시도 언젠간 떠날 것이라는 생각에 그냥 슬퍼졌다. 딸 앞에서 울어대니 덩달아 딸도 울었다.

기차 시간이 점점 다가 온다. 난 딸에게 신신당부 할 것이다. 아프지 말라고. 네~다섯시간을 가야하는 딸을 울적하게 할 수 없어 최대한 웃어 볼 것이다. 어떤 이별 앞에서도 웃을 수 있게 해달라고 수차례 신께 기도를 했건만, 신이 없는 것인지 내 믿음이 약한 것인지 도통 씨알도 안 먹힌다. 딸아이가 사는 춘천 자취방 7분 거리 안에 확진자가 다녀가고 한바탕 들썩인 모양이다. 그 얘길 듣고 더 가기 싫어하는 딸. 걱정은 산처럼 쌓이나 주말 알바를 해야하는지라 보내야만, 가야만 하는 이 상황이 답답하다. 내가 더 경제력이 있었다면, 조금 여유있는 가정에서 아일 키웠다면.. 무수히 많은 잡생각들이 꼬리를 물며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아ㅡ나이를 먹어가는 건가.. 다시 눈물의 양이 늘어나는 것만 같아 불안하다. 이를 악물고 버텨보려 한다. 딸을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ㅡ

어떠한 이별도 슬프지 않은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다시 만날 수 있을 기약이 있는 이별만큼은 울지 말아야 할 것이다. 죽음 속으로 가는 여행이 아니라면 잠시 갈리어 떨어지는 '이별' 앞에서 난 조금 더 강해져야만 한다. 그런데.. 자꾸만 슬퍼진다. 나 갱년긴가? 마음이 자꾸만 약해져 간다. 어린 시절 엄마 품이 그리워진다..
유 화
어떠한 이별도 슬프지 않은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다시 만날 수 있을 기약이 있는 이별 만큼은 울지 말아야 할 것이다.

꿈을 꾸다. 마지막 구절과 오버랩되는 군요. 잘 읽고 갑니다.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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